모바일게임 시장은 배틀로얄과 같다. 매월 출시되는 수백 종의 게임 가운데,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하는 사례는 극소수다. 경쟁은 치열하고 수명은 짧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악조건을 이겨내고 생존에 성공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605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사용 시간은 2억 2천만 시간을 돌파해, 리니지 시리즈 다음으로 국내 유저들이 가장 많이 플레이했다. 

글로벌 성과도 상승세다. 센서타워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1월,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게임으로 기록했다. 글로벌과 중국 화평정영 성과를 더한 총 수익은 2억 5,900만 달러(한화 2,923억 원)로 전년대비 26% 상승했다. 

구글플레이 매출차트 50위권 내에서 이름을 올린 슈팅게임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유일하다. 텐센트에서 개발한 콜오브듀티 모바일은 원작 계승을 내세웠지만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16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슈팅게임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자리잡기 어려운 장르로 꼽힌다. 인기는 RPG와 MOBA 못지 않다. 서든어택,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는 PC방 점유율 탑 5를 장기간 유지해온 슈팅게임이다. 

PC와 모바일의 온도차는 플레이 환경에 나타난다. PC버전의 경험을 모바일로 이식한 것만으로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과 불안정한 접속환경을 무시하긴 어렵다. 양질의 PC가 보급되고 PC방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게임을 대체할 고퀄리티 슈팅게임을 접할 수 있는 환경도 도처에 조성됐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캐주얼 콘텐츠로 돌파구를 찾아냈다. 모바일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 모드와 코스튬 보상 등으로 원작과 다른 강점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3주년 기념으로 추가된 뮤직 테마 모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방향성이 반영된 이벤트 전장이다. 정찰과 방어, 은신에 특화된 해커, 수호자, 생존자 3종의 뮤직 히어로 중 하나를 선택해서 팀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각각의 히어로는 적 탐지, 보호막, 투명 스킬을 갖고 있어, 기존의 전장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과감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저사양 기기를 위한 지원도 게임의 저변을 넓혔다. 슬림 패키지는 저사양 리소스 패키지와 HD 리소스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어, 기기 사양에 맞는 전장 리소스를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저사양 기기 지원은 인도 시장의 성과로 이어졌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0년 8월, 중국외 지역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다운로드는 6억 4,400만 건을 기록했는데 이중 28.8%가 인도에서 비롯됐다.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지원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기조는 배틀그라운드:NEW STATE로 이어질 전망이다. 유저들은 2051년 근미래 전장, 트로이에서 총기 커스터마이징과 드론, 휴대용 방패 등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살아남아야 한다. 해당 기능들은 원작은 물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벤트 모드에서도 없었던 기능들이다. 

최근 중국과 인도와의 외교 분쟁으로 인도 측 운영에 차질이 생겼으나, 크래프톤은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게이밍에 255억 원 규모의 소수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직접 서비스 기반을 정비하고 있다. 

인도 시장의 물꼬를 다시 트고 안정적인 서비스 궤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독주체재는 배틀그라운드:NEW STATE 출시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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