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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하게 펼쳐낸 동화, 제2의나라 체류기
길용찬 기자 | 승인 2021.06.15 17:16

환상세계의 풍경은 선명하게 들어 있다. 동기부여 공급이 과제다.

넷마블이 제2의나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원작 니노쿠니는 레벨파이브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합작품이었다. 거대한 동화 판타지의 세계관과 지브리의 화풍을 모바일 MMORPG로 옮기는 일은 대작업일 수밖에 없었다.

출시일인 10일은 그 결과물을 확인하는 날이었다. 게임 실행과 동시에 가상현실게임 소울 다이버즈부터 이야기가 시작한다. 이름 없는 왕국에서 펼쳐지는 습격이 긴박한 애니메이션 시네마틱으로 이어진다. 제2의나라 속 세계는 빠른 템포로 눈앞에 다가왔다.

첫 체류기는 39레벨까지의 기록이다. 캐릭터는 위치, 최소한의 성장 곡선을 알아보기 위해 과금 없이 플레이했다.

아름다운 화면, 부드러운 디테일

비주얼 분야에서 흠 잡을 곳은 없다. 모바일 MMORPG 중 최고 수준의 카툰렌더링으로 불릴 만하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화풍을 위화감 없이 구현한 동시에, 게임의 틀 안에서 연출을 통해 녹여내고 있다.

좋은 평가는 디테일에서 나온다. 오브젝트 질감, 광원 연출, 그림자 처리 모두 애니메이션 수준으로 자연스럽다. 자유 시점에서 화면을 빠르게 돌려도, 장애물이 시야를 가리는 순간 자연스럽게 투명화 처리되어 지나가는 모습이 좋은 디테일의 예시다. 굳이 흠을 찾자면, 캐릭터 외곽선이 조금 티가 나게 진하다는 것 정도다.

스토리 연출도 정성스럽게 갖췄다. MMORPG 유저 상당수는 빠른 성장을 위해 스토리를 스킵한다. 제2의나라는 시네마틱은 스킵이 가능하되 일반 스토리 대화는 클릭해서 넘겨야 한다. 그때 캐릭터의 모션과 카메라워킹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처리된다. 빠르게 넘기더라도 최소한의 배경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눈에 띄도록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숫자 폰트가 좀 지나치게 화면을 덮는 감은 있다

넷마블, 고유의 RPG 구조를 밀고 나가다

전반적인 플레이 구조는 '넷마블식 모바일 MMORPG'의 기본 골격을 따른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처음 정립한 방식이고, 개발진이 같은 만큼 최대한 계승해 다듬은 형태가 제2의나라에서 나타난다.

작년 3월 출시한 A3: 스틸얼라이브 역시 리니지2 레볼루션의 구조를 개량했는데, 그곳에서 가져온 시스템도 곳곳에 보인다. 특히 이마젠 활용 시스템은 스틸얼라이브의 소울링커와 흡사하다. 과금모델 역시 7할 이상 닮아 있다. 나머지 3할은 편의성 과금 대신 탈것이나 코스튬으로 돌린 형태다.

시스템이 비슷한 만큼 재화 밸런스도 비슷하게 흘러간다. 게임 초반은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탐내기 마련인데, 결국 레벨을 올릴수록 가장 수급이 절실한 재화는 골드다. 무기, 이마젠, 장비의 레벨을 올리고 각성시키는 데에 골드 요구치가 한없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골드를 과금으로 충당하는 것은 효율이 나쁘다. 자연스럽게 인게임 플레이의 충실한 수행이 중요해진다. 그를 위한 서브 콘텐츠들이 명성 퀘스트를 통해 차례대로 풀린다. 그 모든 것들은 인게임 재화 수급은 물론 전투력 상승과 연결된다.

느긋해지는 플레이, 해석은 갈린다

무과금 플레이에서 30대 초반 레벨을 넘어서면, 퀘스트를 곧바로 클리어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레벨은 매일 수행 가능한 사냥 퀘스트를 통해 시간을 들여 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전투력을 충당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부지런하게 모든 콘텐츠를 수행하고, 모험 도감을 채우며 천천히 능력을 올려가는 플레이를 하게 된다. 맵 볼륨은 충분하다. 100레벨 구간인 무지개 골짜기까지 맵이 완성되어 있다. 결국 남아 있는 콘텐츠는 많고, 과금은 시간을 사는 형태다. 다만 그 시간을 많이 구매해야 하는 느낌은 있다.

일정 구간 이후 필드 PK가 가능하다. 하지만 '막피'나 사냥터 통제에 시달릴 가능성은 낮다. 채널이 나뉘고, 채널이동은 쿨타임이 존재한다. 일일 수행 콘텐츠는 제비상회와 토벌 퀘스트를 제외하면 필드에서 누군가를 마주칠 필요가 없다.

무과금 혹은 소과금 유저를 기준으로, 제2의나라는 느긋한 플레이가 요구된다. 이 부분은 관점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과금이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게임을 원한 유저는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비용을 지불한 만큼 강해진다는 전제를 인정하고 시작할 경우, 무과금의 성장 통로를 열어놨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성장 외 즐길 거리는 많은데... 콘텐츠 '디테일'을 정비해야

가장 시급한 개선점을 꼽자면 소셜 콘텐츠 활성화다. 제2의나라는 성장 시스템 외에 라이트유저를 위한 소셜 기능에 힘을 실었는데, 그만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SNS처럼 사진을 올리고 추천과 댓글을 공유하는 담벼락은 정교하게 구현했지만, 동기부여가 없어 제대로 이용하는 유저를 찾기 어렵다. 중심 도시인 에스타바니아, 킹덤원들의 쉼터인 킹덤 영지 역시 유저끼리 특별히 상호작용하는 모습은 없다.

코스튬도 아직 질과 양에서 미흡하다. 위치 기준에서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상품은 거의 없다. 희귀 등급 의상보다 기본 지급 의상이 나아 보일 정도다. 극소수 매력적인 코스튬은 제작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재료를 모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여유롭게 즐길 목표가 없다 보니 눈을 돌릴 곳은 성장뿐이고, 그만큼 성장 격차가 아프게 다가온다.

하늘섬 대난투, 분명 재미는 있다

멀티플레이 콘텐츠의 밸런스 조절도 필요하다. 어느 정도 페이투윈은 불가피하지만, 기본 매칭을 합리적으로 맞출 대안은 존재한다.

PvE 파티 던전인 네이트람의 둥지는 파티원 모두가 권장 전투력을 안정적으로 넘겨야 아슬아슬하게 클리어되는데, 그렇다면 권장이 아닌 최소 요구 전투력으로 지정하는 것이 합당하다. 이런 정보를 모르고 들어온 1인으로 인해 나머지 파티원 모두 시간 손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3대3 대전인 하늘섬 대난투 역시 마찬가지다. 최대 5분 걸리는 간편한 볼륨, 이해가 쉬우면서도 전술적 팀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규칙은 아주 매력적이다. 하지만 티어 매칭으로 인해 전투력 10만 이상 높은 상대팀을 만나면 전술이 성립되지 않는다. 전투력 중심 매칭으로 팀밸런스를 맞춘다면 오래 즐길 만하다.

요약하면? : 안정적인 맛의 한국형 모바일RPG

한국형 모바일 MMORPG 기준에서, 퀄리티는 훌륭하고 시스템은 안정적이다. 콘텐츠는 경쟁에 얽매일 필요가 없을 만큼 다양하고 자유롭다. 단, 참신한 게임성이나 모바일을 뛰어넘은 콘텐츠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행동을 해도 성장이 된다는 것은, 반대로 해석할 경우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성장을 위해 수많은 행동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콘텐츠에 재미있게 뛰어들 만한 윤활유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제2의나라는 향후 동기부여를 협동과 경쟁 양면에서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의 사전 발표대로 그 핵심은 킹덤에서 출발한다. 킹덤원들이 참여하는 협동 콘텐츠와 함께, 킹덤간 경쟁을 벌이는 왕위쟁탈전 등 신규 재미요소가 중요하다. 제2의나라는 그럴싸한 스케치를 내놓았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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