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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인가 워싱인가? 오일머니 사우디의 게임사 투자
이종호 기자 | 승인 2022.03.25 11:28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2대 주주가 됐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약 593조 원의 운용 기금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국부펀드 중 하나다. 

게임산업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온 PIF는 2020년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비롯해 EA, 캡콤, 테이크투에 자본을 투자하고 킹오브파이터즈의 개발사 SNK를 인수했다. 2021년 e스포츠 관련 사비 게이밍 그룹을 출범하며 페이스잇과 ESL 게이밍을 인수했다. 

보스턴컨설팅 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의 게임 소비 성장률은 2030년까지 22%로 예상되며 전체 인구의 67%가 게임 애호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우디 정부는 2016년 석유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난 다각화를 목적으로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으며, 24세 이하 인구가 2/3 이상을 차지해 e스포츠, 스포츠 산업을 중심으로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빈 살만 왕세자 역시 자신을 "비디오게임과 함께 자란 첫 세대"라고 소개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산업에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지난달 7조 7,000억 원 규모의 디지털콘텐츠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자국 시장 육성에 1조 3,500억 원을 투입했다.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후 게임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블록체인을 결합한 메타버스, P2E 가능성도 투자의 이유가 됐다.

반면 '스포츠에 이어 게임 워싱'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은 국가가 이벤트로 대중의 인식을 바꾸려는 행동으로 사우디는 2018년 영화관 영업이 재개되고 여성 면허증이 처음 발급될 만큼 인권 탄압과 표현의 억압이 심한 국가다. 

사우디에서 게임은 국민 대부분이 즐기는 문화로 투자 대부분이 민간 기업이 아닌 빈 살만 왕세자의 자회사이거나 PIF로 진행되어 워싱으로 보여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 PIF의 지분이 늘어나며 경영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PIF가 지분을 늘려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공식적으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입장을 발표했고 국내 게임사들의 우호 지분들이 나뉘어 있어 경영권을 압박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로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폭발적 매출 성장이 있었기에 지난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해 보이는 영향이 있으며, 국내를 비롯해 해외 게임사에 장기간 투자해온 형태를 보면 공식 발표대로 투자에 가깝다.

PIF는 비전2030의 일환으로 전쟁, 팬데믹, 셰일오일 같은 외부 요인으로 변동이 심한 오일머니의 의존도를 줄이는 목적은 가진다. 동시에 게임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어 사우디의 전세계 게임사 투자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는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이번 투자로 현금을 확보하고 중동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문화권 나라들은 다른 시장에 비해 초기 단계다. 사우디를 시작으로 중동 시장 매출을 높일 수 있다면 판호가 나오지 않아 신작 출시가 어려운 중국 시장의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호 기자  bello@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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