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대기업들에 대한 유저 인식은 좋지 못한 편이다.

기존 대표 게임들에 확률형 아이템이 존재해왔기에 신작이나 차기작을 발표해도 부정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넥슨의 프로젝트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다크앤다커 사건은 조금 다른 분위기로 흐르는 양상이다.

사실 처음 넥슨에서 다크앤다커의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만해도 현재와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대기업에서 작은 회사를 압박한다는 반응이 실제로 있었고 넥슨에서 다크앤다커 같은 게임이 출시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넥슨 법무팀의 P3 프로젝트(다크앤다커 초기 프로젝트) 유출과 관련된 타임라인이 공개되자 여론은 바뀌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유출이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사안의 중요성 때문이다. 게임만 재미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란 분위기에서 이번 사건이 판례화되면 대기업의 지원은 물론 소규모 프로젝트들의 유지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유저들이 게임사를 걱정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게임의 완성을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아이언메이스의 행동과 과정을 보면 충분히 의심할 여지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소규모 개발사가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10만명 이상이 접속할 수 있는 게임과 서버를 만들어낸 것부터 넥슨의 팀원들을 설득해 독립한 과정, 강력한 영향력의 게임사 노조인 넥슨 노조에서 징계해고를 받아들인 부분까지, 아직 정식 판결이 나오지 않았으나 정상적인 과정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들이 다수 존재한다.

무엇보다 회사 설립의 이유에서 대기업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창의적 게임을 강조했는데, 결국 대기업의 보호 속에서 만든 프로젝트를 무단으로 가지고 나왔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유저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한 부분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이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불리고 국내 유저들을 해외 게임사들이 고평가 하는 이유는 20년 가까이 여러 게임들을 일상처럼 접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경험이 많고 기본적으로 게임사에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유저들마저 다크앤다커가 훔친 프로젝트인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살면서 넥슨을 응원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서 ‘어처구니없지만 게임 시장의 미래를 생각하면 확실한 압수수색과 진상조사는 물론이고 넥슨의 승소가 필수적’이란 의견이 많다. 

만약 넥슨이 소송에 패하면 다른 소규모 프로젝트를 빼올 여지가 생기니 기업 입장에서 손해가 아니고 장기적으로 보면 게임 시장에 나쁜 사례로 남아 창의적 게임들이 출시되지 못할거라 결국 유저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에도 벌써부터 게임사의 개발 및 연구 지원이 축소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할 만큼 이번 사건의 파장은 결과에 따라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다크앤다커 이슈는 여론에 좌지우지될 사안이 아니며 게임의 유사성과 관련된 사안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보호와 지원을 받으며 구체화시킨 기획을 사유화한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의심 행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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