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 3 / 5
한줄평 : 게임의 목적성과 재미가 모호한 느낌. 기술과 노력이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된 느낌.


지난 24일 넥슨의 모바일 기대작 ‘영웅의 군단’의 파이널 테스트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영웅의 군단은 과거 ‘아틀란티카’ ‘삼국지를 품다’ 등으로 알려진 엔도어즈의 김태곤 PD가 약 4년간의 개발한 게임으로, 다섯 차례의 테스트를 거친바 있습니다. 모바일게임이지만 온라인게임에 버금가는 콘텐츠와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죠.

이렇게 많은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지만 정작 유저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게임이 재미가 있는지의 여부일 것입니다. 파이널 테스트를 통해 살펴본 영웅의 군단은 과연 재미있는 게임인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플레이를 할 만한 게임인지 알아봤습니다.

     


일단 게임의 장점은 퀄리티 높은 OST, 온라인게임 같은 모바일게임의 구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게임을 제작하면서 OST까지 신경을 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인데, 영웅의 군단 OST는 퀄리티가 좋습니다. 게임 OST는 과거 삼국지를 품다 OST로 알려진 ‘lindsey park’의 레테(Lethe)란 곡으로, 홈페이지와 로딩 중에 자주 듣게 됩니다. 웅장하고 동양적 색이 채워진 곡이죠. 점검과 게임 접속이 잘 안될 때 반 강제로 이 곡만 몇 십번을 들었다는 유저들이 꽤 됐을 정도도 음악 자체의 퀄리티는 높습니다.

게임은 기본적인 MMORPG의 동선과 흐름을 같이 합니다. 퀘스트를 받아 해결하면서 자신의 영웅을 키우고 동료를 모으는 것이죠. 모든 것이 모바일에서 구현되지만 온라인게임의 콘텐츠를 거의 그대로 만들어냈을 정도로 많은 노력의 흔적이 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온라인게임의 많은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구현하고 유저들의 조작 방식을 가능하고 익숙한 범위 내에서 적용시킬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퀘스트는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고, 전투 역시 자동 모드를 지원합니다. 몬스터와의 전투 돌입은 사냥터에서 몬스터와의 전투가 활성화된 아이콘을 클릭하면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본적인 MMORPG의 콘텐츠를 모바일화 했습니다. 퀘스트는 챕터의 흐름으로 쪼개서 유저들이 자신이 어느 정도 플레이 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구요. 길드와 경매장, 아이템 강화 등 온라인게임의 대표 콘텐츠도 녹여냈죠.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영웅의 군단’은 온라인게임이 아닌 모바일게임으로 제작된 게임입니다. 과거 삼국지를 품다는 온라인과 모바일의 동시에 노리고 개발된 게임이지만, 영웅의 군단은 오직 모바일을 위해 제작된 게임입니다. 그렇다면 온라인게임의 방대한 콘텐츠를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바일게임의 장점을 살리는 것을 우선시 했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영웅의 군단은 온라인게임의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온라인게임 수준의 콘텐츠를 모바일게임에서 만들어냈죠. 그만큼 노력의 흔적도 느껴지구요.

그렇다고 그것이 모바일에서 과연 최고와 최선의 선택이었냐는 물음은 던진다면 고개가 저어집니다.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나 게임하이의 몬몬몬과 비교해보겠습니다. 몬스터 길들이기와 몬몬몬은 퀘스트 랄 것도 없이 나눠진 챕터를 클릭하면 해당 존으로 들어가 기본 몬스터, 보스 몬스터와 전투를 합니다. 굉장히 단조롭습니다. 온라인게임 유저들의 눈높이에는 상당히 낮은 패턴의 반복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RPG에서는 이동, 선택, 조작을 최소화가 필요하고 유저들이 게임의 목적을 빠르고 쉽게 게임의 목적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결국 퀘스트는 게임의 진행도 있지만 결국 캐릭터의 레벨업을 위한 것입니다. 최근 RPG는 수집도 있겠구요. 최근 RPG는 그래서 퀘스트를 나누지 않고 챕터 형태로 제공합니다. 유저들이 읽지 않는 퀘스트 내용도 최소화 했구요. 최대한 퀘스트를 받고 이동해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구간을 단순화 한 것이죠. 단순한 구조이지만 그 안에서는 레벨업, 수집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영웅의 군단은 온라인게임의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구현한다는 게임의 큰 목적 하에 또다시 온라인게임에서 존재하던 늑대 10마리, 가죽 10장과 같은 반속 혹은 수집 퀘스트를 내놨습니다. 퀘스트의 내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방법적 고민에서 조금 더 나은 선택이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입니다.

영웅의 군단에서 하나의 몬스터를 잡은 이후 다른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는 해당 몬스터를 클릭해야 합니다. 만약 해당 몬스터가 다른 사용자에게 점유된 상태라면 또 다른 몬스터를 클릭해야 합니다. 풀 3D로 구현된 게임이지만 화면 전환과 클릭이 쉽지 않은 느낌이기 때문에 이는 유저들에게 결국 불편함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게임처럼 ‘재도전’이란 분기를 전투 후에 넣어주는 것이 모바일게임의 일반적인 패턴임에도 말이죠.

  

김태곤 PD의 노하우가 살아있는 전제 전략 전투 역시 모바일로 옮겨오다 보니 재미와 목적성을 잃습니다. 전위, 후위로 진형이 구현됐고, 온라인게임처럼 탱, 딜, 힐 개념이 전투에 존재하지만 결국 유저들은 자동 전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아틀란티카나 삼국지를 품다에서 보여주던 턴제 전투의 재미는 게임에서 많이 부각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전투 중 컷인이나 화면 전환이 이뤄지는 등 상당히 공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구요.

차라리 신선도, 아틀란티카, 드래곤기사단과 같이 진형에 따른 영웅 배치를 강조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영웅의 군단은 돈이 많이 들어갔지만 큰 재미와 감동이 부족한 헐리우드 영화나 좋은 재료가 사용되었지만 깊은 맛이 느껴지지 않는 요리처럼, 많은 노력의 흔적은 보이지만 앞서 설명한 이유들로 흥행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웅의 군단에는 많은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것처럼 그에 걸맞은 성적이 뒤따라야 하는데 말입니다. 결국 기술이나 노력이 부족했다기 보다는 방향성의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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