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 모드를 공식화한 FC 24의 얼티밋 에디션   출처: EA
▲혼성 모드를 공식화한 FC 24의 얼티밋 에디션   출처: EA

EA의 축구게임 ‘FC 24’가 남녀 혼성 모드의 도입을 공식화했다.

지난해부터 혼성 모드가 도일될 것이란 루머가 많았기에 이번 EA의 발표는 깜짝 수준은 아니었으나 많은 유저들이 함께 즐기는 얼티밋 모드에 도입될 것을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시대적 흐름상 유저들이 싱글로 즐기는 커리어 모드 수준에서 여성 선수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드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존재했는데, 게임의 핵심인 얼티밋 모드에서 혼성 모드를 도입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축구게임 팬들이 여성 선수들의 등장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 선수들의 실력이 늘고 있고 화제성을 만들면서 팬덤이 확대되는 것은 축구 팬들의 입장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그동안 사실적 데이터를 추구하던 게임의 방향성과 어긋나는 부분이다. 사실적이란 표현이 그동안의 피파 시리즈(현 FC 시리즈)에 100% 부합하는지는 논란이 있겠으나 1년의 성적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해 오버롤이 결정되어 왔고 축구선수들도 그 숫자와 스탯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피파22와 피파23에서 손흥민 선수가 오버롤 89를 받으며 세계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보도될 정도로 피파의 능력치는 선수 자신과 유저들에게 하나의 지표이자 상징성을 보여주는 숫자였다.

▲피파23에서 첫 여성 모델로 발탁된 샘 커   출처: EA
▲피파23에서 첫 여성 모델로 발탁된 샘 커   출처: EA

그런데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여성 축구선수 샘 커의 오버롤이 혼성 리그에 사용되면 FC 24를 비롯해 앞으로의 시리즈 근간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피파23 기준 현재 최상위급 선수로 등장하는 음바페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피파 시리즈에서 나름 절대 평가를 했던 데이터 기준들이 여성 선수들의 등장에 혼용되어 쓰이는 결과를 만들뿐 아니라 과거 시리즈에서 받았던 선수들의 오버롤이 가치를 잃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지난해 표지모델 두 명의 오버롤   출처: EA
▲지난해 표지모델 두 명의 오버롤   출처: EA

여성 리그에서 해당 오버롤로 플레이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나 남성들과 함께 등장하면 큰 문제가 된다. EPL과 분데스리가의 득점왕의 스탯 차이가 존재하듯 여성 리그의 득점왕과 MVP가 무조건 최상위 스탯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여기에 여자축구 최강인 미국팀이 남자 중학생에게 대패한 전적이 존재해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의 동일 선상의 비교는 쉽지 않은 부분인데, 글로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축구게임에서 그것도 같은 모드에 남녀 선수를 함께 넣기로 하면서 논란을 스스로 만든 결과가 됐다.

이는 남성 선수에 대한 차별이자 여성 선수들에게도 공정하지 못한 결과다. 독립적인 여성 리그에서 최고 선수의 상대적 평가는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데, 이를 성평등과 정치적 올바름이란 이유로 남성과 동일 선상에 놓으면서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10명의 최고 선수들, fc 24에서 공부를 해야하는 것일까?  출처: EA
▲10명의 최고 선수들, fc 24에서 공부를 해야하는 것일까?  출처: EA

국제축구연맹과 스폰서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성 리그는 우승팀이나 대회 MVP를 기억하지 못하고 화제성이 중요한 프로스포츠에서 아직 남성 선수들과 어마어마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FC 시리즈 뿐 아니라 풋볼매니저의 신작도 여성 선수의 도입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이를 부정한다고 해서 시대적 흐름을 바꿀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EA 입장에서는 하나의 카드팩에서 남성과 여성 선수가 동시에 등장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고 정치적 올바름에 깨어 있는 회사로 인정받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방향성은 조리돌림을 당했으면 당했지 결코 여성 축구와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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