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망한 지구에 다시 방문하는 느낌이란...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멸망한 지구에 다시 방문하는 느낌이란...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스타필드의 중후반부와 엔딩을 보고나면 그렇게 나쁜 게임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엔딩 이후 이해되는 것들이 존재하고 나름의 반전과 연속성을 위해 개발사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과정들이 좋았냐고 반문하면 시원하게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임은 오픈월드 장르이기에 엔딩까지의 수십 시간을 할애한다. 특히, 베데스다식 오픈월드는 엔딩만큼 필드에 산재한 퀘스트와 별도의 즐길거리가 중요하고 재미를 차지하는데, 스타필드는 유독 콘텐츠의 연결이 유기적이지 못하다. 

초반에 중요한 내용이나 기본적인 시스템들을 알려주면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져가야 하는데, 스타필드의 경우 과거 베데스다 게임이 그렇듯 정리가 덜 된 상태로 게임의 한복판에 놓여진다. 게임의 흡입력이 부족하다보니 장점보다 단점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흩어져 있는 좋은 콘텐츠들도 빛을 내기 쉽지 않다.

사실 초반 뱅가드 팩션은 게임의 튜토리얼 측면이나 세계관 전달에서 중요도가 높은 편으로, 플레이 여부에 따라 게임의 이해도에 큰 차이를 가진다. 강제성이 없는 팩션이다보니 세계관을 그냥 넘길 수 있고 초반 서사의 중요한 내용이 스킵될 가능성이 있다.

▲스토리상 굉장히 중요한데 그냥 넘기기 쉽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스토리상 굉장히 중요한데 그냥 넘기기 쉽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정말 미래에 존재할 것 같은 공간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정말 미래에 존재할 것 같은 공간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이런 식으로 게임의 중요한 포인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유저가 스타필드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무엇을 플레이 할지 개념이 잡히는데 제법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게임의 재미가 깊어지기 어렵다.

초반 내러티브는 약하지만 중반 퀘스트 라인은 제법 재미있게 그려진다. 세력 퀘스트 라인도 흥미롭고 메인 퀘스트도 힘을 얻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표현된다. 

사실 스타필드가 재미있어 지는 부분은 스토리 상 중후반 부분이다. 그런데 이 부분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하나하나가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리뷰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어렵지만 연출과 내러티브는 몰입감이 있다. 

특히 후반부와 엔딩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유저에 따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반대로 허무하다고 평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존재하고 엔딩 이후 롯지에 다시 방문했을 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후반부만 떼어놓고 보면 긍정적이나 이 과정이 매끄럽지 않은 것이 스타필드의 가장 큰 문제다. 시작이 좋으면 그 힘으로 중반부까지 내용을 끌고 올 수 있지만 초반 내러티브가 약해 동력이 부족한데 중반부 넓은 우주로 퍼져 있는 콘텐츠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요소가 너무 부족하다.

게임의 재미는 플레이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인데 엔딩 이후가 재미있다거나 30시간을 하면 다르다와 같은 특정 조건을 전제한 재미론은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스타필드의 엔딩, 허무하면서도 생각할 부분이 있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스타필드의 엔딩, 허무하면서도 생각할 부분이 있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엔딩을 본 유저라면 이해할 수 있는 장면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엔딩을 본 유저라면 이해할 수 있는 장면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스타필드의 경우 기존 팬들이 그래왔듯 모드를 만들면서 다회차 플레이까지 고려된 게임에 가깝다. 한번만 플레이해도 되지만 변화하는 스토리를 고려하면 다회차 플레이가 궁금한 것이 사실이다. 대신 1회만 떼어놓고 봤을 때 완성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며 그마저도 메울 수 없는 구멍이 존재해 문제를 드러낸다.

이는 베데스다의 큰 실수에 가깝다. 원래 베데스다 게임은 유저가 모드를 만들며 즐기는 것이란 이야기는 결코 칭찬이 될 수 없다. 그동안 팬들이 자사의 게임을 그런 방식으로 즐겨왔다고 해도 지금의 방식은 용납되기 어렵다.

개발자 토드 하워드는 스타필드의 방대한 우주를 강조하면서 몇 년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 스타필드가 1,000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닌, 1시간만 즐겨도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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