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이미지 출처: 라인게임즈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이미지 출처: 라인게임즈

리마스터, 리메이크 게임을 향한 시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분위기다. 

과거 게임의 리마스터나 리메이크의 소식은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명작 게임을 더 좋은 퀄리티로 플레이하는 것은 유저들의 공통된 바람이기에 리마스터와 리메이크의 영역은 고전게임부터 비교적 최신 게임까지 가리지 않고 넓어졌다. 

유저들의 요청이 많고 수작 게임들이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최근 출시된 타이틀의 아쉬운 완성도는 유저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었다. 이식 수준의 타이틀을 선보인 게임사와 원작 이상의 퀄리티를 원한 유저들의 이해관계가 어긋나면서, 출시를 앞둔 리마스터나 리메이크를 향한 시선에 의구심이 섞였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12월부터 창세기전 IP 게임 2종을 선보인 이후 크고 작은 구설수가 있었다. 그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90년대 국산 SRPG 대표격 시리즈의 부활을 알릴 첫 게임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퀄리티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언리얼엔진으로 제작한 풀3D 그래픽에서 호불호가 나뉘었고 원작을 반영한 인게임 시스템도 최신 SRPG와 비교되어 아쉬운 부분이었다. 오랜 개발기간 끝에 출시된 신작이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를 내자, 결국 라인게임즈는 게임 출시 한 달 만에 개발사 레그스튜디오를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 

부정적 이미지는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는 미어캣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모바일 SRPG로, 같은 IP를 사용하고 리메이크한 공통점으로 출시 전부터 의심어린 시선을 받았다. 

▲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는 직관적인 게임성과 다양한 편의기능을 갖췄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는 직관적인 게임성과 다양한 편의기능을 갖췄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선입견과 달리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는 훨씬 나아진 퀄리티를 보였다. 카툰렌더링 그래픽으로 재해석한 원작 캐릭터와 전투 연출, 작에 없던 새로운 도전과제 등 콘솔게임에 없는 요소와 콘텐츠의 완성도가 나쁘지 않았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과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의 상반된 반응은 완성도가 타이틀의 흥행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임을 시사한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볼륨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더 많지만 완성도 부분에서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보다 부족한 점을 더 많이 드러냈다. 

UI와 시스템에 반영된 트렌드는 콘텐츠 이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특징이다. 현 세대 유저들이 90년대 출시된 원작을 플레이했을 때 느낄만한 불편함을 최신 SRPG 구성에 맞춰 과감하게 바꿨고 원작을 모르는 유저들도 여타 신작처럼 플레이할 수 있다. 

특히 과감한 변화와 수행 모드 등의 추가 콘텐츠는 마니아 유저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가령 원작과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스토리의 흐름대로 콘텐츠가 진행된다. 상황상 등장할 수 없는 캐릭터라면 파티원으로 구성할 수 없어, 육성과 전략 구상에 불편함이 많았다. 

반면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는 트렌드에 어울리지 않는 원작 설정들을 배제해, SRPG 특유의 전략성을 확장하는데 집중했다. 캐릭터를 획득하면 스토리, 소속과 관계없이 하나의 파티로 구성할 수 있다. 이렇게 구성한 파티는 수행모드를 통해 한계를 시험하고 다른 유저와 전략적인 승부를 겨루는데 활용된다. 

▲ 최근 너티독은 자사 게임들의 잦은 리마스터, 리메이크로 비판을 받고 있다.  출처: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
▲ 최근 너티독은 자사 게임들의 잦은 리마스터, 리메이크로 비판을 받고 있다.  출처: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

창세기전 게임의 엇갈린 평가는 현재 리마스터와 리메이크 게임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을 관통한다. 아쉬운 완성도와 변화 없는 이식은 흥행으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신작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추려면 IP의 화제성에 버금가는 퀄리티와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향후 리메이크나 리마스터 소식을 접하는 유저들의 시선은 냉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팬이란 이유로 원작을 다시 구매했으나 실패한 사례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원작 팬들을 위한 추억 보정도 중요하고 트렌드를 반영한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기에 리메이크와 리마스터를 고민할 게임사의 고민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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