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나타나 스타2 판을 뒤흔든 로열로더가 다시 한 번 결승에 오를 때까지 약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자날 최고의 저그가 극심한 슬럼프를 극복하고 군심 최고의 저그가 되어 돌아왔다. 'Life' 이승현(KT)의 이야기다.


이승현은 18일 2015 GSL 시즌1 코드S 4강 2회차에서 김준호(CJ)를 4:3으로 격파하며 결승전에 올랐다. 지난 2012년 10월 2012 GSL 시즌4 코드S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오랜 기다림 끝에 두 번째 GSL 우승 트로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기선 제압은 이승현의 몫이었다. 1세트 회전목마에 나선 이승현은 2불멸자-2거신을 앞세운 김준호의 올인 공격을 노련하게 막고 앞서 나갔다. 바퀴 1기 정찰로 상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뒤 잠복 바퀴를 활용해 빈집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았고, 집중력이 약해진 김준호의 맞빈집 공격을 침착하게 막았다. 잠복 바퀴를 활용해 기습적으로 거신을 일점사해 화력을 급감시키는 노련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2세트 만발의정원은 두 선수의 날카로운 창끝이 서로를 심장을 노렸다. 이승현은 발업 이전에 다수의 저글링을 모아 김준호의 앞마당을 공격했고, 김준호는 파수기와 건물 배치로 수비하며 전진 수정탑에서 생산된 광전사을 앞세워 이승현의 추가 확장을 노렸다. 이에 이승현은 더 날카로운 창을 준비해 곧바로 일격을 날렸다. 큰 피해를 입은 뒤 다수의 바퀴 찌르기로 승기를 잡은 뒤 잠복까지 적절히 활용하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수세에 몰린 김준호는 3세트 폭스트롯랩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초반 분위기는 이승현이 장악했다. 김준호의 빌드를 예측하고 부화장 없이 2개의 확장을 건설하는 부유한 빌드로 시작했고, 강력한 찌르기로 김준호의 추가 확장에 피해를 입혔다. 세 세트 연속으로 출발이 꼬인 김준호는 암흑기사 견제로 최대한 시간을 버는 선택을 했고, 점멸 추적자를 다수 모아 강력한 공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김준호는 4세트 데드윙에서 광자포 러시로 이승현의 앞마당을 취소시키며 기세를 이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승현은 빠르게 2개의 확장 지역에 부화장을 내려 앉히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후 이승현의 대처는 마치 '무차별 보복' 같은 느낌이었다. 비상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다수의 저글링으로 김준호의 추가 확장을 3차레 취소시키며 둥지탑을 건설한 것. 저글링의 지속적인 확장 방해로 인해 관측선을 콘트롤하지 못한 김준호는 뮤탈리스크, 저글링, 타락귀 조합의 공격에 대처하지 못해 추가 확장을 또 다시 잃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올인 공격까지 이승현의 자원력에 의해 저지되며 세트 스코어 1:3을 허용했다.


김준호는 자신의 주특기인 점멸 추적자로 격차를 좁혔다. 5세트 까탈레나에서 일찌감치 잠복을 활용한 이승현의 견제에 고전했으나 추가 확장 확보 타이밍에 시도한 강력한 점멸 추적자 찌르기로 이승현의 추가 확장을 파괴했다. 이후 김준호는 경기를 길게 더 끌지 않기 위해 곧바로 이승현의 앞마당을 공격하며 경기를 끝냈다. 점멸 추적자 콘트롤 뿐 아니라 기가 막힌 역장 활용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김준호는 6세트 세종과학기지에서 기어이 동점을 만들며 저력을 발휘했다. 자신을 쇠사슬로 묶어 끌고 다니던 이승현의 횡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빠른 대응과 정확한 타이밍 러시로 집중력을 가다듬었다. 군단숙주를 중심으로 뮤탈리스크 위주의 병력을 운용하려던 이승현은 공허포격기, 불사조에 다수의 점멸 추적자를 조합한 김준호의 힘에 밀려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앞서 나가다가 추격을 허용하며 쫓기는 상황이 된 이승현. 설상가상으로 7세트 철옹성에서 선산란못 출발 이후 잠복 저글링 견제가 실패하며 선연결체로 출발한 김준호와의 초반 빌드 싸움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이후 김준호는 공허포격기로 바퀴 압박을 막고, 예언자 견제까지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승현은 자신의 주특기인 공격을 버리고 수비로 위기를 극복했다. 김준호의 올인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한 뒤 바퀴, 히드라리스크를 모아 혼신의 수비 한 번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이승현은 오는 22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원이삭(YoeFW)과 맞붙게 됐다. 과거 스타테일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선수는 '악동' 원이삭의 강한 도발에 이승현이 응수하는 등 강한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한편, 김준호는 생애 첫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국내 개인리그와의 악연을 끊지 못했다.


◈ 2015 GSL 시즌1 코드S 4강 2회차 - 3월 13일 곰exp 스튜디오

2경기 이승현 4 vs 3 김준호

1세트 이승현(저) 승 vs 패 김준호(프) 회전목마

2세트 이승현(저) 승 vs 패 김준호(프) 만발의정원

3세트 이승현(저) 패 vs 승 김준호(프) 폭스트롯랩

4세트 이승현(저) 승 vs 패 김준호(프) 데드윙

5세트 이승현(저) 패 vs 승 김준호(프) 까탈레나

6세트 이승현(저) 패 vs 승 김준호(프) 세종과학기지

7세트 이승현(저) 승 vs 패 김준호(프) 철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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