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2가 세간에 화제다. 모르긴 몰라도 관심을 보인 사람들 중에 대부분은 전작이 유행했던 시기를 지나 훌쩍 성인이 되어버린 코딱지들(?)이라 예상된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메이플스토리의 향수는 엄청나다. 아주 사소한 인식이라도 신작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지기에 메이플스토리2에 쏠린 관심은 당연한 것이었다. 덕분에 근래 오픈한 온라인게임치고는 무척이나 활기가 넘쳤다.

<어른이 됐으니 이제 잘 할 거예요>

비록 전작은 코딱지만큼(?) 해본 것이 전부지만 메이플스토리는 꽤 친숙한 게임이었기에 차기작에 대한 기다가 컸다. 또한 마인크래프트를 연상하는 블록형 필드를 보고나니 감탄이 터져 나왔다. 어디서 듣기로는 전투 외에도 많은 콘텐츠를 구비해 뒀다고 들었는데 간만에 틀을 벗어난 국산 MMORPG가 나왔다는 반가움에 가볍게 시작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미 많은 대학생들이 개강을 앞두고 수강신청의 스트레스와 방학의 막바지를 불태우고 있을 터, 이들과 다르게 남는 것이 시간뿐인 휴학생인 나는 또 한 번 청개구리 마인드로 찬찬히 게임을 훑어보기로 한다.


<전투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음을 강조한다>

안빈낙도의 플레이를 자처했지만 그간 많은 게임들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으로 할애했던 시간이 얼마였던가, 또 하루 이틀 게임을 깨작대온 것도 아닌데 튜토리얼은 웬 말인가. 일단 이런 복잡한 것들은 다 후딱 제쳐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캐릭터 외관은 랜덤으로, 캐릭터 이름은 항간에 흔히 '밴드이름 짓는 법'으로 알려진 '입고 있는 속옷색+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으로 조합해낸 검정소맥(많이는 안먹었...)! 튜토리얼은 책을 읽는다는 느낌으로 술술 진행했다.

 

 

<랜덤으로 준수한 외모가 걸렸다>

 

<그리고 묘하게 저 갈매기가 신경 쓰여...>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역시 눈에 띄는 건 블록필드와 블록단위로 오브젝트를 활용하는 요소들 이었다. 지형 개념이 가미된 수많은 쿼터뷰 게임이 있었지만 블록으로 바꾼 것 하나만으로 이렇게 달라 보인다.

 

어찌되었든 튜토리얼을 마치고 암허스트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느낌표 따라 마을 사람들의 사소한 부탁을 들어주다보니 트라이아에서 열리는 여제의 알현식을 가보라는 것 같다.

그렇게 길을 가다 잠시 미니맵을 보니 무서운 빨간 표시가 있고 그쪽 언덕으로 올라가니 부기콜리라는 커다란 거북이를 만났다. 혼자 때리기엔 무척 딴딴한 것이 보스인 듯 했다. 이렇게 빠른 시기에 보스 몬스터를 만나는 건 디아블로 시리즈 이후로 처음인 듯. 블록 모양으로 맵에다 공격을 퍼부어 대는데 패턴을 봐가면서 싸우는게 오락실 게임 하는 느낌도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동굴에서 부기콜리를 한 번 더, 길가에서 우르자라는 곰 한 마리를 더 만나는데 매번 혼자 잡으려니 정말 안 죽는다. 이 레벨에서는 딱히 좋은 보상이 의미가 없어 보이긴 하지만 두 마리 다 오기로 한 대 친 김에 잡아버렸다. 알고 보니 출몰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보스 잡으러 던전을 들어가는 것 보단 역시 길에서 보스를 만나는 게 운명적이고 좋다.


<굳이 좋은 장비를 얻어내려 강박적인 파티플레이나 경쟁을 할 필요가 없는 듯>

필드 보스몹을 만나고 보니 쭉 일방통행으로 맵을 빨리 지나치기 보다는 뭔가 숨겨진게 많을 것이란 기대감에 구석구석 다녀봤다.

산맥 꼭대기에 올라보니 황금상자가 발견되기도 하고, 또 웬 모자가 떨어져있는걸 눌러보니 블록화된 맵으로 들어가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돈나무를 때려서 돈다발을 먹는 미니게임(캐주얼 게임을 표방하면서도 묘하게 세태에 찌든 감이 있는게 참 내 스타일)이었다. 생각만큼이나 랜덤요소가 많았고 단순한 호기심을 떠나 한 군데에서 사냥을 하는 것 보다는 돌아다니는게 득도 많을 것 같았다.

 

 

그렇게 들개마냥 돌아다니다 마을에 도착하는 시점에서 레벨 10이 됐고 동시에 전직을 할 수 있게 기회가 왔다. 어떤 직업을 고를까 직업 30분은 고심 하다 돌진기가 화려해보이는 버서커를 골랐다. 남자는 역시 개돌이다.

<하지만 개돌의 말로는...>

비록 전투에 특화된 직업을 고르긴 했지만 쌈박질보다는 메이플 월드 탐방 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게임을 계속 진행해볼까 싶다. 누군가는 사냥만 죽어라 해서 만렙도 금방 찍는다고 하지만 M만 한 번 눌러도 다닐 곳이 이렇게나 많은데, 돌아다니다 보면 레벨업도 하고 퀘스트도 깨고 그러겠지.

 

이한밀 객원기자(ginspre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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