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모바일의 파이널판타지14가 지난 14일 사전 오픈을 시작으로 9월1일 정식서비스에 돌입합니다.

오래간만에 등장한 정통 판타지 MMORPG 파이널판타지14는 국내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몰입감 있는 시나리오와 다양한 공략의 던전, 야만신, 바하마트 해후편으로 대표되는 레이드 등 50레벨의 만레벨 이후에도 즐길거리가 많은 게임입니다.

그런데 파이널판타지14는 글로벌 서버의 경험자가 존재하고 기존 MMORPG와 다소 다른 시스템으로 인해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단순히 온라인게임에서의 트러블이라기보다 파이널판타지14만의 특수성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제니스와 리바이어선 등 현재 공개된 대부분의 콘텐츠를 완료하며 만난 국내 유저들과 다소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봤습니다.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주요 시나리오 영상>
필자가 국내 파이널판타지14를 하게 된 이유는 한글로 된 게임의 재미를 느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의 국내 서비스 이전에 많은 유저들이 ‘누가 온라인게임의 시나리오를 보냐?’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 서비스 이후에는 시나리오에 대한 궁금증과 영상, 컷신 등을 감상하는 유저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됩니다. 시나리오에 대한 관심이 있는 유저와 던전 클리어를 목적으로 둔 유저들이 임무 찾기로 만나게 되는 50레벨대의 콘텐츠부터 이 영상을 봐야하는지, 스킵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생겨난 것입니다.

특히, 마도아머를 타고 제국과 최종전을 펼치는 부분은 게임의 초기 버전, 첫 시나리오에 대한 내용이 일단락되는 곳이기에 시나리오를 보고 싶은 유저들이 존재하고, 전기 획득을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하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지루하게 느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필자는 파티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 싫어 영상을 스킵했지만, 지금도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관에서 다시 볼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보는 내용과 다시 보는 것은 몰입도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레터라이브에서 아이덴티티모바일의 관계자들도 영상 스킵에 대해 ‘조금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플레이하자’며 언급했지만, 여전히 게임 내에서는 이 부분을 두고 유저들 사이에 언쟁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첫 플레이 유저가 파티에 있으면 보너스를 제공해 시스템적으로 보완책을 두고 있지만 그래도 빨리빨리를 외치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한동안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난이도 높은 던전이나 레이드의 공략 숙지>
파이널판타지14는 글로벌에서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이고, 국내에 서비스 중인 버전에 대한 공략이 이미 많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보니 난이도 높은 던전이나 레이드에서 주요 내용을 사전 숙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미리 알고 게임을 하면 무슨 재미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파이널판타지14의 엔드콘텐츠는 특정 액션이나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데, 4명 혹은 8명 중 1~2명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전멸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때문에 던전에서 피로도와 중요성이 높은 탱커와 힐러 직업은 던전을 숙지하고 있는지와 아닌지에 따라 파티의 움직임과 흐름이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캐릭터가 사망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달갑게 여기는 유저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경험치 로스트가 없다곤 하지만 전멸이 2~3번 이어지면 파티의 분위기가 나빠지기도 하구요.

앞서 설명한 초행 보너스가 글로벌 서버보다 국내에서 다소 후하게 적용되어 있기에, 개인적으로 공략 숙지는 반드시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초행일 경우 경험자에게 특징을 미리 알려달라고 하는 정도면 상당히 흥미롭게 파이널판타지14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 대화 없이 진행하다가 전멸하는 일이 반복되면 문제가 되는 만큼, 적절한 대화가 필수적이겠죠.

유튜브를 통해 던전을 미리 보고 들어가는 경우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기본적인 가이드를 듣고 들어가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결국 파티가 삐걱거리게 마련이지만, 무작위로 파티를 맺고 하는 재미 역시 그런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들더라도 조금 능숙한 사람들끼리 던전 공략을 하려면 모르도나나 주요 도시에서 파티를 만들어서 가면 되고, 랜덤 매칭을 하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해야 할 각오 정도는 있어야 겠죠.


<글로벌 경험자와 서비스에 대한 부심 아닌 부심>
이 부분은 이렇게 적으면 또 다시 논란이 될 수 있는데, 한국 서비스로 게임을 처음 접한 유저와 이미 글로벌에서 게임을 접한 유저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의견 대립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장판의 뚱보 초코보는 글로벌에서 플레이어 추천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레어 아이템이고, 사전 결제로 제공되는 레거시 초코보 역시 글로벌 서버에서 얻기 힘든 아이템입니다. 또한 글로벌 서버 초기에 만신전은 70레벨대로 도전을 시작했으나 국내에서는 90~100레벨로 설정되어 있어 콘텐츠 난이도는 다소 낮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글로벌에서 어렵게 돌파한 던전이나 아이템을 국내 유저들이 너무 쉽게 얻고 있는 것에 대한 씁쓸함과 허무함이 다소 녹아들어 있을 수 있고, 이를 국내 유저들의 플레이 스킬이 부족하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좋은 아이템으로 던전을 도전하고, PC방 버프가 존재해 ‘글로벌에서 그 정도로는 안된다’는 뉘앙스라고나 할까요.

물론 국내 유저들이 좋은 아이템으로 상위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PC방 버프와 전멸하면 받게 되는 초월하는힘으로 인해 난이도가 낮아진 것도 맞죠.

그런데 약 보름 동안 국내 유저들과 게임을 즐겨보니 글로벌 서버 보다 플레이스킬이 좋으면 좋았지 절대 부족하지 않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2년 전 글로벌 서버가 오픈했을 때 무작위로 파티를 맺어 던전에 들어가면 2~3번 전멸은 당연했고, 만신전은 무조건 파티를 짜서 공략해야 하는 콘텐츠란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지인들끼리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현재 글로벌 서버는 끼리끼리 조용하게 할 것만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며, 당연히 공략 숙지 및 연습이 기반이 된 플레이 패턴이 정착되었습니다.

한국 유저들은 많은 MMORPG 경험자들답게 초행이지만 설명만 듣고 플레이를 잘하는 경우가 많고,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능숙한 편입니다. 물론 답답한 유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유저들의 플레이를 보며 감탄하면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특히 정해진 패턴이 아닌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능력은 단언컨대 국내 유저들이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서비스도 국내 유저들에게 전기와 마물 아이템을 넉넉하게 제공해 엔드 콘텐츠로 유저를 끌고 가는 분위기입니다. 전기 아이템도 초행과 무작위 임무에 과도하다고 느낄 정도로 제공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지난 레터라이브에서 언급했지만 요시다 PD는 국내 서비스 버전을 준비하며 글로벌과의 밸런스를 고려해 설계했고 바하무트 해후편까지 유저들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은 국내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혜택들을 준비하고 있고, 이번 초코보들을 비롯해 국내 전용 아이템인 한복을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서버 유저들이 한복의 디자인이 매우 좋아서 넣어달라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국내 서비스는 다소 파격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온라인게임은 많은 유저들이 북적북적하며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저런 이야기도 나오면서 서비스가 진행됩니다. PC방 순위에서 파이널판타지14가 10위권을 벗어나 11위에 있지만 평일임에도 많은 유저들이 PC방에서 즐기고 있고, 다른 온라인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 이슈가 지나면 조만간 10위권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부족할 것이란 콘텐츠는 따라가기 벅찬 수준임을 유저들이 체험하고 있고, 이제 상위권 유저들이 합성과 제작에 돌입하면서 시장 경제가 조금씩 만들어져 갈 것으로 봅니다. 다소 논란이 있는 부분들은 아이덴티티모바일의 한국 서비스가 이어지면서 조금씩 사라질 문제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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