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2월 18일,피파온라인3는 서비스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온라인게임의 인기 지표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PC방 점유율에서도 'TOP 3'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RPG 장르가 득세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스포츠 장르의 게임이 이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은 제법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살펴보면 다소 아쉬운 모습이 드러난다. 특히 최근 들어서다. 피파온라인3의 PC방 점유율은 2015년 8월만하더라도 15% 수준이었는데, 2016년 2월 5일의 점유율은 9.05%다. 약 40% 정도가 감소했다. 약 6개월 사이에 피파온라인3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게임의 인기감소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운영으로 유저에게 실망감을 줬거나, 콘텐츠 공급에 있어 실망감을 줬거나 하는 식이다.

공교롭게도 피파온라인3에는 지난 6개월 사이에 두 가지 조건에 해당하는 일이 모두 벌어졌다. 하나는 엔진 업데이트이며, 하나는 트레이드 2.0 시스템 업데이트로 불거진 소동이다.

지난 11월. 넥슨은 피파온라인3에 엔진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New Impact 업데이트'를 통해 피파12부터 피파14의 PC버전까지 활용된 임팩트 엔진을 개량한 엔진이 게임에 적용됐다. 신형 엔진인 이그나이트 엔진이 아니라 전세대 엔진인 임팩트 엔진을 활용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새로운 엔진에 기반한 새로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유저들은 기대했다.

허나 업데이트 이후, 새로운 엔진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를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피파온라인3의 근간이 된 피파11은 피파08 이후 피파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빠른 템포로 게임이 진행됐지만, 임팩트 엔진이 적용된 이후의 피파는 게임의 템포가 상당히 느려졌고, 빌드업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등 게임의 전개 방식이 확연하게 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즉, 상대적으로 훨씬 느린 빌드업 전개와, 볼 터치 이후 다음 동작으로 신속하게 넘어가지 못 하는 점에 게이머들이 불만을 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점은 비디오게임으로 피파12가 출시 된 이후에 피파11을 즐기던 팬들이 표명하던 불만과 일맥상통한다. 피파온라인3의 게임성에 맞춰 엔진을 개량했다는 개발사 측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물론 이러한 현실적인 변화를 반기는 이들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틀이 바뀌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동작이 추가되는 것을 기대하던 이들에게 새로운 엔진은 달갑지 않은 선물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엔진을 개발함에 있어 게이머들이 원하는 게임성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이 생각하는 게임성, 밸런스이 게이머들이 원하는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사례는 생각 외로 드물다. 이에 따른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여기에 지난 1월 28일 진행된 트레이드 2.0 시스템 개편은 피파온라인3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스템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취지는 좋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다양한 시즌의 카드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였으니 말이다. 허나 조금의 투자만 하면 고강화 카드가 마구 쏟아져나오기 시작하자 게임 내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게이머가 수년간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 쌓아올린 팀 가치보다 비싼 카드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쏟아지기 시작하자 게이머들은 허탈감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넥슨은 '롤백'이라는 강수를 두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며, 순식간에 무너진 게임 내 경제체계는 다시 원상복구 됐다. 하지만 '롤백'으로도 무너진 게이머들의 신뢰는 복구할 수 없었다. 자신들이 쌓아올린 시간과 노력이 크게 인정받지 못 한다는 불안감이 마음 속에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롤백'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주어진 보상도 게임 내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 트레이드 2.0 시스템 개편의 영향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들 두 사건은 각기 다른 사건이지만 나름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서 유저들을 실망시켰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 게임은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남는 것처럼 게임 서비스에 치명적인 것은 없다.

이러한 이들이 일어나거나 말거나 피파온라인3의 현재 성적을 나쁘다고 할 수없다. 피파온라인3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으며, 게임사에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게임이다. 넥슨 측에서 딱히 불만을 가질 정도로 하락세를 겪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피파온라인3가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선언했던 가치관을 이어가고 있냐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넥슨 측에서는 피파온라인3의 첫 서비스 당시 '피파온라인2의 인기를 이어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포츠 장르의 인지도를 높이고 파이를 키울 것이다. 그로 인해 온라인게임 시장의 파이 전체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시장의 크기를 키운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수익성이라는 측면만 바라봐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를 선언했다면 그를 위한 적극적이고 부지런한 움직임을 이어가야 마땅하다.

실제 축구에서도 더 많은 시도를 하고,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공격수가 결국 상대의 벽을 허물고 기회를 만든다. 남들보다 '한 걸음' 더 뛰는 공격수는 결국 결과를 만든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게이머들을 향해 '한 걸음' 더 먼저 움직이는 게임이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차이가 평범한 게임과 위대한 게임을 가르는 척도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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