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의 게임쇼라는 슬로건을 내건 플레이엑스포(PLAY X4)가 지난 22일(일) 마무리됐다.

작년까지 실시됐던 굿게임쇼가 기능성 게임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는 달리 플레이엑스포는 더욱 다양한 게임을 다루는 종합 게임쇼로 탈바꿈했다. 다양한 플랫폼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새로운 의지 하에 시작된 플레이엑스포는 취지와는 관계 없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전체적으로 이번 플레이엑스포에서는 목적성이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재미에 중점을 둔 게임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는 느껴졌지만 막상 유저들의 눈길을 잡아끌만한 킬러 콘텐츠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게임쇼에 기대하는 것은 명확하다.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신작 게임에 대한 정보를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접하는 것이다. 이번 플레이엑스포에는 콘솔, 모바일, 온라인, VR 등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신작 게임이 공개됐지만 유저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완성도가 높지 않은 게임이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주최측보다는 참가사들에게 아쉬운 부분이다. 완성 단계에 있는 개발 빌드를 내놓거나 게임쇼에 선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별도의 빌드를 선보였다기 보다는, 현 상황에서 개발 중인 빌드를 선보인 수준의 게임이 적지 않았다. 게임이 완성된 이후에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게임쇼 현장에서는 개발사의 성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수준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유저가 기대감을 갖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게임쇼 특유의 열기도 느끼기 어려웠다. 행사가 진행 중인 일산 킨텍스에서는 플레이엑스포의 열기를 전하는 구조물이나 홍보물이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가뜩이나 여러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킨텍스이기에 플레이엑스포가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수 많은 행사 중 하나' 정도의 존재감 밖에 나타내지 못 했다.

물론 행사 자체의 구성이 나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굵직한 네임밸류를 지닌 게임이 자리하기도 했고,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PS VR을 비롯해 자사의 다양한 게임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되어 관람객에게 재미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단점들은 이러한 장점을 크게 부각되지 못 하게 만들었다. 게임쇼의 가치는 특정 게임 몇몇이 큰 반응을 얻었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가면 확실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평균적으로 높은 수준을 갖춰야한다. 그래야만 유저들의 신용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게임쇼에 대한 입소문도 퍼질 수 있다.

플레이엑스포는 분명히 필요한 행사다. 국내 최대 게임쇼로 불리는 지스타가 매년 하반기에 부산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맘때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게임쇼는 분명히 시기적, 지리적으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게임쇼의 완성도가 개선되지 않아서는 '작년에도 열렸으니까 올해도 관성적으로 열리는' 수준의 게임쇼로 인식될 여지도 있다.

플레이엑스포가 서울, 수도권 게이머들의 선택을 받는 게임쇼가 되기 위해서는 홍보를 위한 더 많은 고민, 양질의 콘텐츠를 끌어들이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내년에는 플레이엑스포가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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