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오픈월드 나이트시티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매력적인 오픈월드 나이트시티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격세지감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이지 않나 싶다.

2020년 엄청난 기대와 관심 속에 출시된 사이버펑크2077은 버그와 콘솔에서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 문제로 인해 최악의 게임에 이름을 올렸다. 쓰레기장에서 기어나올 때 시야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연출이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했으나 확인해보니 이는 버그였고 T자로 변하는 NPC들과 옷이 사라져 나체로 돌아다니며 퀘스트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문제를 대부분의 유저들이 겪어야 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러 최악의 기억만 남아 있을 때 등장한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치명적인 버그들은 대부분 수정되었으나 게임이 반등할 기회는 없었는데, 엣지러너의 방영은 수많은 유저들의 시선을 다시 사이버펑크2077로 돌리게 만들었다.

▲부활 기점은 엣지러너라고 봐도 무방하다 출처: 공식 홈페이지
▲부활 기점은 엣지러너라고 봐도 무방하다 출처: 공식 홈페이지

 

▲확장팩과 미디어 믹스로 세계관이 탄탄해졌다   출처: 사이버펑크 2077 홈페이지
▲확장팩과 미디어 믹스로 세계관이 탄탄해졌다   출처: 사이버펑크 2077 홈페이지

탄탄한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게임의 설정이 녹아든 애니메이션은 사이버펑크2077을 다시 스팀 동접 상위권에 올려놓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절치부심한 CDPR의 승부수는 2.0업데이트다. 기존에 문제가 됐던 시스템들을 대거 수정하면서 게임성을 180도 바꾸었고 이는 확장팩 팬텀리버티와 함께 3년의 오픈베타를 마치고 제대로 된 사이버펑크 2077이 출시됐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사실 사이버펑크2077의 배경인 나이트시티는 최근 몇 년간 출시된 오픈월드 게임 중 비교가 안될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였다. 버그로 게임의 평가가 나락에 갔을 때도 나이트시티가 이대로 사라지는 것에 아쉬움을 보낸 유저들이 많을 정도였다.

▲공식 시네마틱은 본편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기에 보는 것이 좋다

▲사실 송버드의 평가는 좋은 부분이 거의 없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사실 송버드의 평가는 좋은 부분이 거의 없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스토리의 맛을 낼 줄 아는 CDPR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스토리의 맛을 낼 줄 아는 CDPR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오픈월드에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닌 콘텐츠 밀도인데, 나이트시티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곳곳에 뿌려놓으면서 유저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결국 세계관과 이를 구현하는 연출이 중요한데, 개발사 CDPR은 큰 줄기의 메인스토리를 두고 핵심 이야기를 분산해 유저들의 선택에 따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확장팩 팬텀리버티의 출시에 앞서 CDPR은 기존 세이브파일 보다 2.0 업데이트와 함께 새로 게임을 즐길 것을 추천했는데, 팬텀리버티의 세계관을 시작부터 이해하려면 본편의 앞뒤 이야기가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본편에서 블랙월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언급되면서 팬텀리버티와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확장팩으로 인해 엔딩 분기가 새로 만들어지는 만큼 다회차를 즐긴 유저들도 새로 게임을 즐기는 편이 몰입도에 크게 차이를 만들 정도다.

▲재평가되는 조니의 존재감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재평가되는 조니의 존재감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다양한 장르의 매력을 담았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다양한 장르의 매력을 담았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내러티브의 임팩트 역시 뛰어나다. 본편에서 조니의 등장이 강렬하게 그려졌다면 팬텀리버티는 대통령 전용기의 추락으로 시작되는 내용이 힘 있게 묘사된다. 자유도를 강조한 오픈월드 게임이라도 게임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의 존재감은 플레이의 자극을 부여하는데, 사이버펑크2077은 본편과 마찬가지로 팬텀리버티에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구현했다.

팬텀리버티에서 보여준 이드리스 엘바의 연기는 상당한 몰입도를 보여주며 게임에 빠져들게 만든다. 조직을 위해 희생하는 전형적인 인물이지만 내적 고민과 현실적인 갈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배경이 되는 도그타운은 나이트시티와 비교해 업그레이드 된 수준으로 촘촘한 밀도를 보여준다. 나이트시티의 완성도도 부족한 편은 아니었는데, 도그타운에서 모험을 하다가 기존 지역으로 이동하면 체감이 될 정도로 도그타운의 퀄리티는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본편에서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던 미스터 핸즈가 본격적으로 등장해 도그타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메인 퀘스트를 비롯해 서브 퀘스트로 상당한 완성도와 재미를 전달한다. 

▲확장팩의 주요 인물들, 해피엔딩은 많지 않다   출처: 공식 홈페이지
▲확장팩의 주요 인물들, 해피엔딩은 많지 않다   출처: 공식 홈페이지
▲데이비드의 점퍼 애니메이션 팬들을 위한 선물 중 하나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데이비드의 점퍼 애니메이션 팬들을 위한 선물 중 하나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등장하는 NPC들도 입체적인 모습으로 잠깐 등장하는 조연들도 존재감을 뽐내고 특히 선택에 따라 결과가 확실하게 달라지는 내용은 다회차를 강제할 정도로 흥미를 자극한다. 엣지러너 팬들을 위한 콘텐츠들도 존재해 세계관을 착실하게 넓혀가는데 성공했다.

2.0 업데이트로 확연하게 달라진 전투는 변화한 게임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한다. 본편의 경우 주요 장비를 파밍하면 최고 난이도로 플레이해도 만능 캐릭터로서 무쌍 모드 같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는데, 체력 회복 아이템에 제한을 두고 복장이 아닌 사이버웨어로 캐릭터의 능력을 제한하면서 전투 난도를 조정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2.0 업데이트 이후 빌드가 확실하게 나뉘어 모든 것이 가능한 캐릭터를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대신 빌드별로 특징이 강화되어 플레이의 재미가 높아졌다.

팬텀리버티로 인해 나뉜 멀티 엔딩은 두고두고 사이버펑크2077을 회자하게 만들 요소다. 유저의 생각에 따라 어떤 내용이 진짜 엔딩인지 주인공의 행복과 지향하는 바를 이루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블루 아이즈의 떡밥이 회수되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지만 후속작이 공식적으로 발표됐고 소미 루트에서 달과 관련된 이야기가 구체화되면서 향후 확실히 내용이 추가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조니와 대화는 직접 플레이로 들으면 감동이 크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조니와 대화는 직접 플레이로 들으면 감동이 크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팬텀리버티와 2.0 업데이트로 변화한 사이버펑크2077은 오픈월드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을 정도의 재미를 보여준다. 이제 정신적 동반자 느낌이 된 조니의 대사들은 여전히 정겹고 실시간 이벤트 느낌의 보급 상자는 부족한 재료를 채우는데 큰 도움을 준다.

리드 루트에서 일정 부분 장르가 바뀌어 강제 잠입게임을 해야하는 부분의 호불호는 존재하나 팬텀리버티로 엔딩 분기가 크게 나뉘고 생각할 요소를 늘린 부분은 다회차의 재미를 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팬텀리버티로 3년 만에 제대로 된 게임을 즐긴 느낌이며 뉴게임 플러스는 없지만 도그타운을 기점으로 다양하게 뿌려진 떡밥으로 한동안 나이트시티를 잊지 못하게 만들 것 같다. 

▲굿바이 나이트시티, 도그타운   출처: 공식 홈페이지
▲굿바이 나이트시티, 도그타운   출처: 공식 홈페이지

결과적으로 새드엔딩에 가깝지만 리드 루트에서 마지막으로 조니와 대화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V의 풀네이밍을 부르며 “재미있었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어떤 영화의 엔딩 클로징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제 언제 다시 돌아올지 알 수 없지만 오래간만에 돌아온 나이트시티의 여정은 확실히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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