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건물을 시작으로 보유할 수 있는 영역을 조금씩 넓혔을 뿐인데, 어느새 강남구 전체를 지배한 거물로 성장했다.
빌딩 앤 파이터는 이름처럼 건물을 기반으로 전투를 펼치는 모바일 액션 RPG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액션게임은 전투에 한계로 플레이가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데, 빌딩 앤 파이터는 위치 기반 정보의 도입으로 현실의 환경을 그대로 구현해 독특한 플레이 방식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게임은 현실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거주지, 빌딩, 지역 랜드마크를 설정해 특정 건물에 등급을 부여한다. 건물은 단순히 현실성뿐만 아니라 점거하고 있을 때 성장에 도움을 주거나 능력치를 강화해 끊임없는 점령전을 유도한다.
게임 플레이는 다짜고짜 건물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 기반의 스토리 전개를 중심으로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캐릭터는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메인 캐릭터와 각종 효과로 전투를 돕는 부하 캐릭터로 나뉘며 각각 성장의 기준과 방법이 모두 다르다.
메인 캐릭터는 B, 올가, 유나로 나뉘며 각각 근접 딜러, 브루저, 원거리 딜러로 특정 레벨에 다다르면 전투 특성을 살린 3개의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다.
메인 캐릭터는 에피소드를 플레이하는 동안 직접 조작 가능한데, 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스킬을 연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가가 전직한 벽력소조는 어퍼컷으로 적을 공중에 띄운 뒤 선풍각에 공중잡기를 연계해 적에게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캐릭터의 분리된 성장 요소는 결국 빌딩을 차지해야 하는 이유로 연결된다. 여러 콘텐츠를 즐기려면 에피소드를 클리어해야 하지만 일정 수준의 캐릭터 합산 전투력이 요구되기에 자연스럽게 부하 캐릭터의 능력치 향상을 위해 건물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실제로 각 건물은 특정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코어와 전투 패시브 효과를 보유한다. 만약 직접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건물 위에 캐릭터의 능력치 상승을 직관적으로 노출해 건물 점령 전략을 구상하기 유리하다.
물론 건물 점령을 마구잡이로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직 자신의 영토 안에 존재하는 건물만 점령할 수 있는데, 영토를 넓히는 과정부터 건물을 점령할 때까지 모두 기존 지배자와 전투를 치러 밀어내야 한다.
특유의 ‘밀어내기’는 단순 시스템에 그치지 않고 분쟁의 씨앗을 만들기도 한다. 상대와 전투를 치른 후 건물을 차지하면 기존 지배자에게 자유롭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데, 메시지는 당사자는 물론 주변의 모든 유저가 동시에 볼 수 있어 자존심 싸움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GPS 기능이 존재하나 강제하지 않는 점도 매력적이다. 영토 확장과 건물 점령전의 경우 주변에 위치하지 않아도 되며 GPS 기능이 없어도 게임의 주요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다.
다만 GPS를 활용해 직접 지역을 탐험하면 더욱 빠른 성장이 가능한데,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레이더를 탐사하고 일정 범위에 등장하는 주머니를 획득할 때마다 각종 게임 아이템을 무작위로 획득할 수 있다.
또 건물은 주변에 들러 체크할 때마다 아이템과 교환할 수 있는 스탬프를 지급하고 방문 횟수에 따라 조금씩 공성 및 수성 버프를 제공한다. 강제성은 없으나 중요한 위치일 경우 자주 방문해 버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콘텐츠가 매우 세밀하게 나뉘고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손이 자주 가며 여러 성장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문제도 존재한다. 그러나 각 콘텐츠는 매우 유기적인 연결을 유지하며 충분한 고민이 곧 전투력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직관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빌딩 앤 파이터는 낯선 지역으로 발을 뻗으며 조금씩 활동 범위를 넓히는 재미가 있다. 정식 출시와 함께 중구의 호텔을 점령하는 이벤트도 시작된 만큼 전국의 싸움꾼들이 건물 하나를 두고 끊임없이 대립하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