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역 인근 전경 출처: 성남시
▲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역 인근 전경 출처: 성남시

연이은 구조조정과 게임 서비스 종료 소식에 관계자들의 반응이 나뉘고 있다. 불안과 불만을 전하면서도 인력감축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3년 전, 게임 업계의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기업들은 직원 연봉을 일괄 인상하고 개발직군 초봉을 5,000만 원 이상 책정하며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커졌다. 유능한 인재들이 유입되기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 진 것. 

하지만 연봉 인상 경쟁은 게임사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왔다. 특히 연봉을 맞추기 위해 출혈 경쟁에 나선 중소 게임사들의 적자폭이 갈수록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경기 침체, 사업 부진까지 겹치자 게임사들은 재무관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 여러 게임사들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메타버스,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에 도전했으나, 대다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출처: 픽사베이
▲ 여러 게임사들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메타버스,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에 도전했으나, 대다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출처: 픽사베이

투자 대비 실적을 내지 못한 프로젝트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먼저 정리됐다.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는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각종 규제와 미흡한 인프라 등의 한계에 부딪쳤다. 

이에 관계자들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체감하면서도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실적을 개선하려면 불필요한 리소스를 줄여야 하지만, 현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구조조정 이후의 분위기도 마냥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구조조정을 결정한 임원진도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회사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당사자들임에도 실적 부진의 책임을 실무자들이 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임원진들이 대거 교체된 사례를 지목하며, 이제는 누구나 구조조정 대상자로 지목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업무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던 임원급들이 사라져서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라며 “결과를 내지 못한 사업, 해당 프로젝트의 책임자들을 정리하는 과정이야말로 실적 반등을 위한 체질 개선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이 매년 진행된 인사고과 반영에 따른 인원 정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A회사의 경우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화제가 됐지만, 퇴사 인원수를 연단위 기준에서 놓고 보면 예년과 인원수 차이가 없는 것. 

관계자는 “다니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니, 직원들이 느낄 불안감과 불만은 당연한 반응이다”라며 “하지만 매년 인사 고과를 반영해서 구조조정을 해왔는데, 시기 때문인지 올해는 부정적 여론이 유독 강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 하락과 맞물려 개발 환경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봉 인상 경쟁 당시 줄어든 추가 채용으로 개발자 개개인의 부담이 상승한 것처럼, 얼어붙은 고용 시장이 근무 시간과 개발 기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로젝트 정리 이후, 리소스를 재분배할 신규 사업 내용에 따라 기업의 활로가 결정될 수 있다. 

다른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일종의 프로젝트 재배열로 재무, 사업적으로 판단했을 때 정리해야할 업무들은 과감히 정리해서 리소스를 재투자해야 한다”라며 “인건비도 리소스에 포함되는 만큼, 구조조정은 재무관리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 중 하나다”라고 기조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게임사 내부의 인력 재편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업계인들의 희비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들이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반등 기회를 마련하는데 성공할지, 반대로 계속되는 하락세로 부진을 면치 못할지 여부는 올해 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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