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워헤이븐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워헤이븐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국내 게임사들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 신작 프로젝트나 라이브 게임 서비스를 과감하게 중단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실적발표를 보면 IT 분야 호황과 맞물려 성장한 게임사들이 몇 년 사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신작, 신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적자폭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났다.

이에 게임사들은 투자 대비 실적을 내지 못한 신규 사업의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등 잠재력은 있으나 규제와 부족한 인프라로 가로막힌 사업들이 우선적으로 선정됐다. 사업이 축소됨에 따라 해당 직군의 인력들도 전환 배치되거나 구조조정 대상자가 됐다.

게임 역시 이러한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게임사들이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심사를 진행, 신작 프로젝트의 완성도와 상품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앞서 출시됐던 비슷한 장르의 경쟁작, 현 세대 유저들의 트렌드 변화, 출시 이후의 매출 기대치를 모두 감안해서 개발의 지속 여부를 결정 중이다.

서비스 중인 게임조차 그대로 운영을 종료하는 사례도 나왔다. 이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상품성 혹은 반등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플레이 중인 유저, 판매 중인 과금 상품, 준비 중인 업데이트가 있더라도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는 추세다.

라이브 게임 서비스 종료는 불황을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반응을 모으고 있다. 이전에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서비스를 이어온 경우가 많았지만, 서비스 유지 비용까지 고려하는 게임사들의 현 상황은 업계에 드리워진 위기감을 보여주고 있다.

관계자들은 개발 취소, 서비스 종료로 인한 아쉬움 이상으로 리소스 재분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오랫동안 개발한 게임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더 나은 게임, 새로운 신작을 선보이려면 현실적인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

또한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력이다”라며 “성공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에 유능한 인재를 배치하고 운용한다면 그 자체로 상당한 리소스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베일드 엑스퍼트 출처: 넥슨
▲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베일드 엑스퍼트 출처: 넥슨

게임사 내부, 직원 개개인의 측면에서도 불만보다 필요성을 절감하는 분위기다. 장기적 관점에서 피할 수 없는 결정이라면, 기존 게임의 반등보다 새로운 프로젝트로 활로를 찾는 편이 성공 가능성과 자기개발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반응도 잇따른다.

익명의 관계자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고 리소스를 재분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정리해야할 프로젝트는 과감하게 중단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라며 “업데이트 없이 서버를 운영하는 것조차 유지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손익을 냉정히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서비스 종료 행태가 게임사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사 타이틀을 향한 애정과 가치를 버린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신작 게임에 몰입하는 유저가 많지 않다는 것.

다른 관계자는 “프로젝트를 기획 단계에서 드랍하는 일은 비일비재하지만, 출시작의 서비스 종료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라며 “특히 운영과 소통이 중요한 시점인 만큼, 전작의 행보가 다음 신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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