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테일은 빅뱅 업데이트 이전 메이플스토리를 똑같이 구현했다  출처: 넥슨
▲ 아르테일은 빅뱅 업데이트 이전 메이플스토리를 똑같이 구현했다  출처: 넥슨

원하는 직업을 위해 30분 넘게 주사위를 굴리고 1레벨을 올리기 위해 사냥터 붙박이 생활을 하던 과거의 메이플스토리가 아르테일에서 그대로 펼쳐집니다.

아르테일은 넥슨의 UCC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2010년 진행된 빅뱅 업데이트 이전의 메이플스토리가 고스란히 재현된 점이 특징입니다. 게임의 UI와 맵 구조 변경, 심지어 한껏 개선된 편의성까지 모두 ‘없던 일’이 됐죠.

▲ 주사위를 굴려 필요 없는 능력치를 4, 4로 설정해야 한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주사위를 굴려 필요 없는 능력치를 4, 4로 설정해야 한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과거 메이플스토리는 게임 시작 전 캐릭터를 생성할 때부터 넘어야 하는 거대한 산이 있었습니다. 바로 직업을 정하기 위해 힘, 민첩, 지능, 운 능력치를 분배하는 지옥의 주사위 굴림 시간이었죠. 최고의 효율을 위해 전사와 궁수는 지능과 운, 마법사는 힘과 민첩, 도적은 힘과 지능을 각각 4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아르테일은 과거의 메이플스토리를 그대로 구현한 게임답게 시작부터 주사위 굴림을 거쳐야 합니다. 몇 번의 기회를 놓치고 아슬아슬한 능력치를 분배받다 보면 원하는 직업보다 한시라도 빠르게 4, 4를 띄워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죠. 결국 해리포터 시리즈의 기숙사를 배정하는 모자처럼 주사위가 점지해 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죠.

추억의 플레이는 그대로 재현됩니다. 모험가 신분으로 튜토리얼 지역에서 각종 임무를 해결하며 넓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마칠 수 있죠. 물론 레벨업은 무척이나 더디고 능력치 역시 앞으로 전직할 직업에 맞춰 직접 분배해야 합니다.

▲ 레벨업 금방 하겠는데? 라고 생각했으나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레벨업 금방 하겠는데? 라고 생각했으나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하루가 넘도록 같은 지역에 머물줄은 몰랐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하루가 넘도록 같은 지역에 머물줄은 몰랐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우리가 보유한 10여 년 전 추억은 생각보다 매콤합니다. 튜토리얼을 마치고 리스항구에 맨몸으로 떨어진 뒤 전직을 위해 10레벨을 달성하고, 헤네시스, 엘리니아, 커닝시티, 페리온, 노틸러스 같은 지역을 직접 뛰어가다 보면 최근 메이플스토리의 각종 편의성이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레벨업 과정 역시 쉬운 편이 아닙니다. 각종 정보를 모은 뒤 사냥 효율이 높기로 유명한 주황 버섯을 하루 종일 처치해도 2차 전직은 요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경험치가 정말 더디게 오르죠. 물론 사냥 중 포션 값도 필요하기에 직접 아이템 거래를 위해 자리를 비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

▲ 거래방식이 매우 독특한데, 대상에게 물품 판매를 제안하면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거래방식이 매우 독특한데, 대상에게 물품 판매를 제안하면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가격을 붙여 다시 제의가 돌아온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가격을 붙여 다시 제의가 돌아온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아르테일의 거래는 메이플스토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자유시장에서 진행됩니다. 다만 좌판을 펼치는 위치는 자유시장이 아니라 디스코드로 바뀌었는데, 아이템 판매자 또는 구매자가 비밀 방 코드를 생성해서 한 공간에서 모여 거래해야 합니다.

거래 방식이 까다로워진 이유는 한 채널에 최대 25명의 유저만 접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5명 인원 제한은 사냥이나 거래할 때도 모두 적용되고 특히 거래할 때 생각보다 여러 장벽을 만들어 내죠. 거래 방식 역시 쌍방 거래가 아닌 단방향 거래로 판매 의사를 묻고 가격을 확인한 뒤 물건이 전송되어 시스템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아르테일 공식 디스코드의 게임 팁 게시판,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아르테일 공식 디스코드의 게임 팁 게시판,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아르테일의 디스코드는 단순히 장터뿐만 아니라 직업별 정보, 팁, 파티 찾기, 질의응답까지 실시간으로 이어져 사실상 단일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동시 접속자 수 7,000명을 가뿐히 넘기는 등 유저들의 꾸준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죠.

사실 아르테일의 완성도는 그 시절 게임을 완벽하게 옮긴 것과 거리가 먼 편입니다. 인벤토리와 스킬, 장비 칸은 각각 개성을 뽐내고 가벼운 일반 대화도 무조건 모든 채널에 있는 유저들에게 동시에 송출되죠.

▲ 커즈아이 역시 다시 무시무시한 몬스터로 돌아왔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커즈아이 역시 다시 무시무시한 몬스터로 돌아왔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다만 아르테일이 보유한 치명적인 매력은 추억을 넘어 별도의 게임 그 자체의 가치를 만듭니다. 게임은 본편에 비해 아이템 드롭률을 일부 상향했고 불합리한 스킬 일부를 개선했죠. 덕분에 선호도가 낮아 선택받지 못한 직업들을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까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과거의 맛은 생각보다 매웠지만 잊은 채 살던 행복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익숙한 경험을 되새길 때마다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행복을 느낄 수 있었죠.

많은 유저가 게임들의 클래식 버전을 이야기하며 게임성이 아닌 그 시절을 그리워할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르테일은 지금까지 사랑받는 게임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어떤 매력으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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