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리즈컨 2023 무대에 오른 크리스 멧젠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블리즈컨 2023 무대에 오른 크리스 멧젠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4년 만에 돌아온 블리즈컨, 오래간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블리즈컨이기에 많은 유저들이 깜짝 발표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끝내 신작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커뮤니티나 일부 매체에서 내용이 없다, 기대 이하란 의견도 나올 정도였는데, 블리자드는 올해 행사의 메인을 월도 오브 워크래프트의 향후 청사진에 집중했다.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마이크 이바라 대표는 인터뷰에서 신작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으나 이번 행사의 메인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혼 서사시와 유저들에 집중했다.

최근 블리자드의 행보와 분위기를 고려하면 신작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언급되던 미공개 프로젝트가 존재했고 디아블로4가 기대만큼의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 블리자드의 마이크 이바라 사장   출처: 블리자드
▲ 블리자드의 마이크 이바라 사장   출처: 블리자드

그렇다면 현재 블리자드에서 가장 중요한 게임이 회사의 중심을 잡아줄 필요가 있는데, 그 게임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블리즈컨 2023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분위기의 게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였고 이를 위해 블리자드 세계관의 아버지인 크리스 멧젠을 다시 영입한 바 있다.

지금 글로벌 최고 MMORPG의 타이틀을 파이널판타지14에 넘겨주었으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지난 20년간 세계 MMORPG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준 게임이고 여전히 많은 팬들이 존재한다. 최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하드코어 모드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보면 여전히 팬들이 게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법정 다툼, MS와 매각 협상 등 몇 년간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낸 블리자드는 회사 분위기와 기틀을 다시 잡을 필요가 있었다. 과거 게임 명가 이미지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고 라이브게임들도 경쟁사에 밀려 충성 팬들도 이탈하는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깜짝 신작이란 자극적인 소재로 위기를 탈출하는 경우도 있으나 블리자드는 회사의 근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기반 다지기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한다. 

내용 없는 신작으로 시간 벌기보다 탄탄한 팬들과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보강하면서 라이브 게임들의 부족함을 메워나가는 것이다. 실제로 블리자드 게임을 즐기지 않는 입장에서 신작이 없어 아쉽다는 반응이었으나 이번 블리즈컨의 업데이트 발표에 각각의 게임 팬들은 만족스러운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라이브 게임들에 부족하거나 아쉬움을 표하는 유저들도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많은 게임사들이 해왔던 기존 게임을 등한시하면서 신작으로 미래를 도모하지 않고 라이브 게임부터 차근차근 보수해 나가는 것은 과거 블리자드 방식에 보다 가까울 수 있다.

▲과거 크리스 멧젠은 이것이 우리의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출처: 블리즈컨 2010
▲과거 크리스 멧젠은 이것이 우리의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출처: 블리즈컨 2010

블리자드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준비할 분위기다. MS와 협력으로 여러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고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블리즈컨 2023은 새로운 블리자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행사로, 팬들과 회사의 근본을 먼저 고려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 

한동안 블리자드는 멋짐(awesome)을 강조하면서 유저들에게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는데, 진정한 블리자드의 근본은 괴짜(geek)와 너드(nerd)에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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