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리틀 데빌 인사이트 4차 트레일러
▲ 출처: 리틀 데빌 인사이트 4차 트레일러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출시 연기가 새로운 소식은 아니지만, 게임의 개발 과정은 베이퍼웨어 논란에 다시금 불을 붙이고 있다. 

베이퍼웨어는 오랫동안 실체, 제작 진척도, 출시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개발 중인 타이틀을 통칭한다. 단순히 개발 기간이 늘어난 게임이라기보다, 개발 중인 풍문은 들리지만 출시와 관련된 정보를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 쪽에 가깝다. 

서류상 계획에 불과한 페이퍼 플랜과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9년간 개발한 팀포트리스2, 트레일러 공개 이후 10년 만에 출시된 파이널판타지15 등은 오랜 준비 기간으로 베이퍼웨어로 분류됐으나 출시 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단순히 개발 기간이 길어지거나 진척도를 공유하지 않는 게임사나 개발자들도 있다보니 오랫동안 준비한 게임과 증발해버린 게임을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사전예약, 얼리액세스 타이틀의 아쉬운 완성도가 논란이 되자, 베이퍼웨어 게임에 대한 여론도 덩달아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 기대를 모았던 더 데이 비포는 최악의 결말을 맞이했다   출처: 스팀
▲ 기대를 모았던 더 데이 비포는 최악의 결말을 맞이했다   출처: 스팀

지난해 12월 출시 5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더 데이 비포는 최악의 얼리액세스 게임으로 꼽힐만한 사례를 남겼다. 출시 전부터 트레일러 내용 사기, 환불 관련 의혹들이 끊이지 않자, 제작사 판타스틱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회사를 폐업을 결정했다. 이후 취재를 통해 서류상 판타스틱의 사무실로 표기된 장소가 임대 가상사무실이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더 데이 비포가 비난을 받는 이유는 구매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판타스틱은 트레일러 속 장면이 실제 플레이가 아니라는 의혹, 다른 게임의 에셋으로 영상을 제작한 점 등의 의혹에 명확한 해명 없이 게임을 판매했다. 해외 커뮤니티, 전문 사이트 검색에 익숙지 않은 일반 유저라면 개발사의 의혹을 알지 못한 채 게임을 구매하고 피해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인게임 플레이와 전혀 다른 트레일러 내용, 아쉬운 게임성을 얼리액세스란 이유로 무마하는 분위기, 개발사들의 부족한 소통은 실제 사례와 맞물려 신작에 대한 경계심으로 이어진다. 

특히 지난 21일 4차 트레일러를 공개한 리틀 데빌 인사이드는 소통 없는 행보로 강도 높은 비난을 받고 있다. 2021년 소니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로 트레일러를 공개한 이후, 2년 만에 근황을 알렸지만 아쉬운 소통으로 인한 정보 부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

리틀 데빌 인사이드는 2015년 첫 트레일러 공개 당시부터 액션 RPG 기반의 어드벤처, 생존 요소를 결합한 게임성과 독특한 아트 콘셉트로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개발사 니오스트림의 관심이 커지면서 넷마블에서 30%의 지분투자를 받았고 소니와 PS5 독점 타이틀 계약을 체결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로부터 9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현 시점에도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1~2년마다 새로운 영상이 공개됐고 출시일이 머지않았다는 개발자 인터뷰도 공개됐지만 인게임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체험판 등은 공식적으로 선보인 적이 없다. 

▲ 환불을 요구하는 유저들 출처: 리틀 데빌 인사이드 킥스타터 페이지 
▲ 환불을 요구하는 유저들 출처: 리틀 데빌 인사이드 킥스타터 페이지 

킥스타터로 게임을 후원했던 유저들은 니오스트림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게임 개발이 길어지는 것은 부득이하더라도 출시를 연기하게 된 이유와 개발 진척도를 공유하지 않는 개발사의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니오스트림은 21일 리틀 데빌 인사이드 킥스타터 페이지로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떠났으며,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개발 지연, 소통 부족을 정당화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문제가 해결되면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을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해명했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 신규 트레일러의 부정적 반응은 베이퍼웨어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을 관통한다. 긴 개발 기간과 별개로 소통의 부재는 부정적 평가를 더욱 확장할 뿐,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발사가 원하는 퀄리티를 위해 충분한 개발 기간을 확보하려면 그에 걸맞은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 

니오스트림이 개발 의지를 밝혔지만 유저들의 냉정한 시선은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리얼엔진5로 제작했다던 4차 트레일러에 출시 일정, 개발 진척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은 여전히 누락되어 있다. 

긴 개발 기간으로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리틀 데빌 인사이드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려면 이전의 운영 기조를 완전히 바꿔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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