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이하 스타시드)의 콘텐츠와 방향성은 기존 서브컬처 게임들의 사례를 그대로 답습해 무난하고 익숙한 재미를 보여준다. 이것은 게임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스타시드는 가상세계 AI 미소녀 캐릭터인 프록시안과 함께 인류의 멸망을 막는 콘셉트의 모바일게임이다. 프록시안을 수집하고 성장시켜 상위 스테이지와 추가 콘텐츠를 개방하는 구조는 일반 서브컬처 게임과 동일하지만, 애니메이션 컷씬의 비중을 높이고 캐릭터를 실사 비율로 구현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시각과 청각적인 만족도는 스토리를 풀어내는 과정에 몰입도를 더한다. 대다수 프록시안에 3D 모델링, 2D 일러스트, 스파인 애니메이션, 일본어 더빙까지 적용돼, 캐릭터 설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공감대를 쌓기 수월하다.
스테이지 구성과 캐릭터 육성 구조는 일반적인 방치형 RPG와 동일하다. 풍성한 보상을 토대로 캐릭터와 장비를 확보해 레벨을 높이고 상위 스테이지에 도전하는 형태다. 장르 특성상 팀 전투력이 낮아지는 구간이 오면, 축적된 성장 보상으로 프록시안을 강화하면 된다.
가벼운 플레이가 특징인 방치형 RPG 특성상, 전투 난도는 매우 쉬운 편이다. 전투는 사전에 편성한 진영과 전술에 따라 자동으로 진행되며, 유저가 개입할 부분은 궁극기와 지휘 스킬 시전 타이밍 조절 정도다.
스테이지 공략은 전투력으로 밀어 붙이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팀 조합을 적절히 편성했을 때 보다 효율적이다. 프록시안의 상성을 고려하고 팀을 편성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 사전에 팀을 편성해 결과를 지켜보는 과정은 최근 출시된 SRPG를 플레이한 유저라면 익숙하게 느낄만한 특징이다.
그럼에도 스타시드의 첫인상은 만족감보다 아쉬움이 크다. 캐릭터, 스토리, 전투 3개 콘텐츠는 유기적으로 얽혀 서브컬처 게임다운 면모를 보여주는데, 기존 출시된 게임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낼 강점이 부족하다.
가령 SNS, 메신저 포맷을 본뜬 인스타시드는 다양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확인하는 기능이지만 타 게임에서도 이와 비슷한 소통 콘셉트의 콘텐츠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몇몇 일러스트는 캐릭터의 3D 모델링과 다르게 표현된 부분도 있어 어색하게 느껴진다.
각종 작전 콘텐츠도 기존 게임들의 구성을 그대로 따른다. 오픈 초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스타시드의 강점이 발휘될 작전 콘텐츠는 찾아보기 어렵다. 캐릭터의 매력을 다방면으로 조명하는 아트와 달리 전투 관련 인게임 콘텐츠는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아도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 심심한 느낌이다.
스타시드의 게임성은 서브컬처 게임, 방치형 RPG의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다양한 미소녀 캐릭터들은 유저들의 넓은 취향을 아우르려 보상도 풍성하게 지급하는 편이라 과금의 압박에서도 자유롭다. 누구나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특징은 장르를 초월한 장점이다.
하지만 스타시드의 차별화 포인트가 앞서 출시된 스테디셀러 게임을 경쟁에서 밀어내기 장담하기 어려운 점은 아쉽다. 서브컬처 신작으로서 기본기는 있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깊이감이 부족해 기존 유저들을 안착시킬 한 방이 다소 약하다.
서브컬쳐 장르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예쁘고 스토리가 흥미로운 특징 이외의 경쟁력과 차별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