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레이드가 가능한 TL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대규모 레이드가 가능한 TL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일주일 동안 진행된 TL(쓰론앤리버티) 테스트가 마무리 됐다. 

TL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PC/콘솔 게임으로, 엔씨소프트는 유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개발 과정에서 대부분의 콘텐츠를 그대로 공개하는 강수를 두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의 MMORPG가 BM과 함께 출시 전에 공개된 경우가 한 번도 없었는데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점검이자 유저와 함께 게임을 개발한다는 엔씨소프트의 변화 기조가 실제로 적용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PC게임으로 귀환>

TL은 모바일 플랫폼이 아닌 PC/콘솔로 출시를 준비 중인 게임이다. 2016년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시작으로 엔씨소프트는 게임 시장의 변화에 맞춰 꾸준히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해 왔는데, PC기반 MMORPG로 신작을 준비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주었다.

모바일 MMORPG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 BM을 과감하게 삭제했으며, 유저가 직접 플레이해야하는 수동 플레이 기반 콘텐츠가 메인 시스템에 자리하고 PvP 중심의 무한경쟁 시스템이 아닌 안전지역이 필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료 악세서리는 없고 대부분 제작으로 아이템을 모은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유료 악세서리는 없고 대부분 제작으로 아이템을 모은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나름 정이 들었던 아미토이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나름 정이 들었던 아미토이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퀘스트 역시 편의성을 위해 자동사냥을 지원하지만 모바일게임처럼 수백마리를 몇 시간씩 잡아야 하는 방식 보다 짧고 빠르게 의뢰를 완료하는 수준에 가깝다. 그렇다보니 유저가 직접 플레이하면 효율이 좋고 어느 정도 방치해두는 것도 가능해 모바일의 편의성을 수용하면서 PC게임의 장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무엇보다 직접 플레이 콘텐츠 비중이 높아 게임을 열심히 하는 유저가 혜택을 받아 과금만으로 상위권 랭킹에 자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찾고 컨트롤하는 콘텐츠 자유도>

많은 모바일 MMORPG들은 과금을 중심으로 강화하고 수집하는 콘텐츠가 중심이었다면 TL은 과거 온라인게임처럼 필드의 콘텐츠를 직접 찾고 공략하는 재미가 강화됐다.

랭킹 집계는 캐릭터의 강함이 아닌 레벨로 결정되는데, 필드에 존재하는 세계관과 연관된 메시지들의 경험치 보상이 커서 이를 직접 찾고 모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간단한 위치에 존재하는 것들도 있으나 언덕 위를 올라가야하거나 특정 위치에서 활강하면서 찾아야하는 장소도 있어 정보 공유, 공략, 컨트롤까지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필드에 찾아야할 오브젝트가 정말 많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필드에 찾아야할 오브젝트가 정말 많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마음에 들었던 초반 연출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마음에 들었던 초반 연출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아크 보스나 필드 보스 역시 단순히 모여서 대미지 혹은 시간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닌 기믹을 피하고 조작하는 재미를 우선시했다. 테스트에서 접한 보스들은 게임 서비스를 감안하면 대부분 초반 보스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보니 어려운 액션보다 간단하면서 기믹의 패턴을 파악하는 수준에서 접근했다.

향후 길드 보스나 상위권 아크 보스의 경우 체력이나 컨트롤을 요할 수 있으나 조작과 동료들의 협동이 기반이 되는 PC게임의 레이드라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해보고 욕 한마디 하려고 접속한 유저들이 ‘제법 괜찮았다’는 의견들을 보였고 테스트 마지막까지 남아 ‘테스트에서 보여준 방향성을 유지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말뚝딜>

TL은 온라인게임의 방향성에 무게를 두고 개발 중인 게임이기에 유저들의 컨트롤이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전투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이동 공격이 되지 않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어려운 위치에 존재하는 오브젝트를 컨트롤로 극복하는 재미가 있는데 막상 중요한 전투나 레이드에서 컨트롤은 가능하나 해당 위치로 이동 후 공격이란 패턴은 다소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무빙 공격이 안되는 부분은 아쉽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무빙 공격이 안되는 부분은 아쉽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수정이 불가능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일부 무기의 스킬에 고정딜과 관련된 내용이 존재해 손대기 시작하면 상당히 큰 작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 
 

<타이트한 레벨업과 콘텐츠 배치>

TL의 성장 방식을 보면 콘텐츠 중심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반복사냥의 중간에 위치하는 게임으로 볼 수 있다.

테스트 중반부터 200%의 경험치 버프가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10레벨 후반과 20레벨 중반부터 경험치 공백 구간이 존재한다. 메인스토리의 역할을 하는 코덱스의 모험 콘텐츠에 레벨 제한이 있어 자동사냥으로 경험치를 메워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돌고돌아 자동사냥 게임이 되지 않았으면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돌고돌아 자동사냥 게임이 되지 않았으면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그래서 꼼꼼하게 해야하는 코덱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그래서 꼼꼼하게 해야하는 코덱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정식 서비스에서 쉽게 만나지 못할 영웅 등급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정식 서비스에서 쉽게 만나지 못할 영웅 등급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필드 이벤트나 코덱스의 탐사와 수집으로 공백을 조금 빠르게 메워나갈 수 있으나 간단한 과정으로 보긴 어렵다. 그만큼 시간을 투자하거나 많은 것들을 해야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TL이 초반 지역부터 수집 아이템과 코덱스를 촘촘하게 배치한 이유로 볼 수 있다. 초반 필드부터 코덱스의 목표들이 다양하게 노출되는데 결국 경험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건너뛴 것들을 다시 챙겨야하는 시기가 중간중간 돌아온다.

초반부터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플레이하면 경험치나 변신, 위장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성이지만 결국 무언가의 결핍으로 인해 나중에 돌아와서 꼭 해야하는 콘텐츠로 접근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보다 좋은 게임으로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보다 좋은 게임으로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전반적으로 TL의 이번 테스트는 게임의 장단점이 명확하게 확인된 과정이었다. 오래간만에 PC 기반의 게임이 준비되면서 신작에 목말라 있던 유저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는 모습도 보였고 모바일게임의 불편한 잔재들이 존재해 향후 개발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유저들의 의견을 위해 BM이나 대부분의 콘텐츠를 공개한 것은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방향성이고 개선 의지가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영웅 변신을 제공하면서 어떻게든 유저들의 작은 피드백까지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무엇 보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모든 콘텐츠를 공개하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변화의 폭이 크면 출시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이 존재하나 테스트의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엔씨소프트는 유저들의 의견을 최대한 TL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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