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에게 사랑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개발진은 초심을 그대로 가져가갈 생각이다”

TL(쓰론 앤 리버티) 개발을 총괄하는 엔씨소프트 안종옥 PD는 사업적 성과 이상으로, 유저들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비공개테스트 이후 TL은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다. 자동 전투 시스템을 삭제했으며, 이동 공격을 도입해 전투의 컨트롤 비중을 높였다. 전투 시스템이 달라지면서 성장 동선과 퀘스트, 게임의 방향성까지 완전히 달라졌다. 빠르게 최고 레벨에 달성한 후 인게임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기는 형태가 됐다. 

달라진 것은 게임의 방향성뿐만이 아니다. 과금 모델 또한 기존의 엔씨소프트 게임과 다른 기조로 가져갈 계획이다. 아미토이, 변신 등 수집 콘텐츠에 확률형 아이템 요소를 완전히 배제했고 장비와 재료는 의뢰, 던전 보상으로만 수집할 수 있다. 

안 PD는 TL로 달라진 엔씨소프트의 모습을 알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적인 성과 이상으로 많은 유저들을 모아야 하는 만큼, 달라진 기조와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각오를 마쳤다고 말했다. 

안 PD와 이문섭 게임디자인 디렉터와 함께 오는 12월 7일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 중인 TL의 특징과 콘텐츠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안종옥 PD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안종옥 PD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Q: 전투의 방향성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초기 TL의 방향성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안종옥: 초기 버전보다 훨씬 더 액션 RPG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개발 도중 단체 전투 경험을 고려해, 액션을 더 단순하게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방향성을 바꿨었다. 지금 버전은 초창기 기획과 수정 전 버전의 중간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Q: 컨트롤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강화했다고 들었는데, 실력만 갖춰지면 어려운 보스도 혼자서 토벌할 수 있다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안종옥: 컨트롤로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은 많다. 그리고 혼자서 플레이해야 하는 구간은 아마 대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초기 설계부터 파티 플레이를 강조한 콘텐츠를 아무리 강해져도 혼자서는 절대 클리어할 수 없다. 기믹상 파티원끼리 역할을 나눠야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Q: 반격 타이밍은 선판정인가, 후판정인가?

안종옥: 처음부터 후판정으로 개발했다. 게임을 잘 하시는 분들이 찰나의 순간을 캐치해서 반격기를 발동할 수 있을 정도의 기반을 갖췄다. 

Q: PvE 콘텐츠와 PvP 콘텐츠의 비중은 어느 정도로 분배되어 있는지

이문섭: 유저들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PvP 콘텐츠는 선택의 영역으로 PvE 콘텐츠로 장비를 맞추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PvP는 TL을 좀 더 효율적으로 즐기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다. 

안종옥: 과거에는 PvE와 PvP를 모두 잡으려는 게임들이 많았는데, 결국 한쪽으로 치우친 게임들이 많아진 것 같다. TL은 어떻게든 두 콘텐츠간의 밸런스를 유지해보려고 한다. 

Q: 효율 좋은 사냥터를 두고 벌어지는 PvP가 과열될 가능성은 없는지

이문섭: TL은 특정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플레이를 할 수 없는 게임이 아니다. 필드 보스도 PvP를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공략할 수 있다. 그 말은 통제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TL은 시간에 따라 낮과 밤으로 구분되는데 던전 PvP는 밤에만 가능하다. 밤은 인게임 시간상 하루 기준 20% 밖에 안 되니까, 그때만 피해서 사냥하면 될 것 같다. 

▲ 현재 판매중인 솔리시움의 개척자 패키지 출처: TL 공식 홈페이지
▲ 현재 판매중인 솔리시움의 개척자 패키지 출처: TL 공식 홈페이지

Q: 게임 출시 전 패키지 판매는 이례적인 일인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안종옥: TL이 논란 많은 게임이란 이야기는 사실이다. 그만큼 게임에 대한 관심도 높고 반신반의하는 눈길로 봐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저희를 믿고 계신 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선물을 마련하고 싶었다. 또한 TL의 과금 모델 방향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물품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저희를 믿어주시는 분들은 게임을 하지 않고도 기대감으로 구입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개발하는 입장에서 기대감을 받으면 정말 큰 힘이 된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서 한번 진행해봤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다. 

Q: 사실 엔씨소프트의 기업 이미지가 유저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편은 아니다, 그렇다면 TL은 달라진 엔씨소프트의 모습을 알리는 시발점으로 받아들여도 괜찮을지?

안종옥: 옳은 말이다.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개발진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끝까지 싸울 각오도 되어 있다. 무엇보다 TL은 매출보다도 사람들을 많이 모아야하는 프로젝트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개발진은 초심을 그대로 가져갈 생각이다. 

Q: 지난 쇼케이스에서 유료 상품이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기조를 유지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안종옥: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유료 상품 출시 계획은 전혀 없다. 초심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다짐하고 있다. 

▲ 부위 파괴 가능한 부분에 조준점을 맞추면 자동으로 해당 부위를 타격한다 출처: 엔씨소프트 유튜브
▲ 부위 파괴 가능한 부분에 조준점을 맞추면 자동으로 해당 부위를 타격한다 출처: 엔씨소프트 유튜브

Q: 지스타 현장에서 시연된 보스전 몬스터는 고정된 위치에서 싸웠는데, 다른 보스전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나?

이문섭: 현란한 컨트롤을 촬영해서 선보이면 정작 내용 알아보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래서 웹에 공개하는 영상이나 시연 영상은 유저들에게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다소 정적인 내용으로 촬영한다. 

조작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 직접 플레이해보면 더 많은 액션감을 느낄 수 있는데, 정작 영상으로 보여주면 어지러워 보인다. 때문에 보여드리는데 최적화된 보스전을 선택하다 보니까 몬스터의 움직임이 다소 정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안종옥: 시연에서 보스들의 패턴이 너무 정적이다, 단순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 사실 일부러 그런 성향의 보스를 선택했다.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을 설명하기 쉽고 고난도 보스가 더 재미있다는 인상도 주고 싶지 않았다. 실제 콘텐츠 역시 무리하게 복잡한 패턴을 넣은 보스전은 지양하고 있다. 

이문섭: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복잡한 컨트롤을 진입장벽으로 만들면 유저간 편가르기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정말 많다. TL은 협력이나 의사소통에 더 많은 비중을 둬서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성장 초반 구간부터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안종옥: 초반부터 충분한 양의 스킬이 주어진다. 성장속도도 이전보다 훨씬 빠르다. 무기별 스킬은 레벨에 따라 자연스럽게 습득된다.스킬을 강화하는 재료도 인게임 재화로 습득할 수 있다. 스킬들은 유저들이 보다 선호하는 형태로 종류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Q: 날씨의 전략성을 강조했었는데 날씨를 바꾸는 스킬은 어떻게 사용할 수 있나?

안종옥: 날씨를 바꾸는 스킬은 초월 스킬이라고 부른다. TL에는 랭킹들이 있는데 해당 랭킹의 상위 유저들이 초월 스킬을 갖게 된다. 하루에 1~2번 사용할 수 있으며 원하는 타이밍에 날씨를 바꿀 수 있다. 

하지만 판도를 완전히 바꿀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다. 초기에는 특정 환경에 따라 스킬이 강화되는 요소가 많았는데 테스트 과정에서 날씨에 따라 플레이를 강요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때문에 전투 시 날씨의 영향을 굉장히 제한적으로 적용받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초월 스킬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경쟁할 때 약간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유저 중에는 동물로 변신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 형태로 달리거나 하늘을 날게 해달라는 피드백은 없었나?

이문섭: 테스트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피드백과 문화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개발실 내부에서도 네 발 달린 짐승을 낮게 보는 경향을 가진 분들과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 사이의 의견이 달랐다. 개발진 역시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양 유저들 사이에서는 좀 더 독특한 피드백이 오갔다. 유저들은 탈것보다 변신을 훨씬 더 신호했는데, 캐릭터가 좀 더 살아있는 느낌이라고 피드백을 전해줬다. 기존의 탈것은 식상하니 변신 형태를 훨씬 더 좋아해줬다. 

▲ 이문섭 게임디자인 디렉터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이문섭 게임디자인 디렉터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Q: 테스트 과정에서 국내와 글로벌 피드백은 어떤 점이 달랐는지 궁금하다

이문섭: 버전상 차이가 없었던 만큼 피드백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서구권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콘텐츠를 수정한다는 오해도 있었던 것 같다. 오해가 돌 때 즈음, 수정 방향은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비공개테스트 피드백을 반영해서 성장 시간을 단축하자는 의견을 모두 정했는데, 외부에서 오해가 나오니까 당황스러웠다. 

안종옥: 9월 아마존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는 액션을 바꾼 버전으로 했었는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의견들이 대체로 많았다. 그래서 그 방향대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이다. 

Q: 공성전과 더불어 세금 수송전 등이 눈에 띄는데, 성이나 영지 외부에서 진행하는 경쟁 콘텐츠를 기획한 의도는 무엇인가?

이문섭: 해당 기획은 오브젝트를 차지한 누군가가 특정 지역에 갇혀서 방어전만 펼치는 것이 과연 좋은 콘텐츠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유저들이 이 이벤트를 다소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테스트 과정에서 받은 의견들은 독특하고 재미있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시스템만 보완하면 더욱 활발하게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도 주셔서 내부적으로 좀 더 많은 관련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Q: 거래소가 유료 재화로 운영이 되는 만큼 수수료나 세율 같은 용어에 주목하는 유저들도 있다. 재료, 장비 등 모든 아이템은 거래 가능한지 그리고 세율이나 혜택이 향후 공성전, 영지 점령전과 같은 PvP 콘텐츠와 연계되는지 궁금하다

안종옥: 모든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아니다. 인스턴스 던전을 비롯한 독립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콘텐츠 보상들은 대부분 귀속 아이템으로 설정했다. 반대로 필드 경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거래 가능 품목으로 풀어뒀다. 

대다수 재료들은 귀속 아이템이다. 거래보다 자신이 직접 플레이를 해야 얻을 수 있도록 설정했고 재료를 모으려면 단순 사냥보다 의뢰나 던전, 이벤트 보상 등으로 획득해야 한다. 

수수료의 경우는 비공개 테스트 당시 30%로 테스트했는데 정식 출시 버전은 그보다 훨씬 더 낮게 책정했다. 향후 공성전에서 성주가 된 길드들은 추가 세율을 책정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거래소에서 나오는 세금, 수수료는 유저에게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설계 중인데 자세한 내용은 내년에 설명할 계획이다. 

Q: 자동 전투는 모두 드러냈는데 퍼플을 활용한 비접속 플레이도 지원하지 않는지

안종옥: 지원하지 않는다. TL은 정말 컴퓨터 앞에 각 잡고 앉아서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으로 인식되고 싶다. 자동 전투를 없앤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Q: 지팡이를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능을 올린 유저는 칼로 무기를 바꿨을 때, 대미지 손실을 감내해야 하나?

이문섭: 장비의 착용이나 제한에 따른 패널티는 존재하지 않는다. 장비에 달려있는 옵션과 무기 조합이 어떤 시너지를 일으키는지 고민해야 한다. 능력치도 어떤 능력치를 선택해도 대미지가 오르도록 설정해뒀다. 방어구 역시 재질에 따른 능력치 차이를 줄이는 쪽으로 재조정했다. 

Q: TL 콘솔 버전 출시가 미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안종옥: 콘솔 개발 상황은 PC와 거의 동일한 상황이다. 9월 아마존 비공개 테스트 당시에도 엑스박스 유저를 함께 초대해서 테스트했었다. 버전은 이미 준비되어 있으며 글로벌 서비스와 맞춰서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는 PC 위주의 시장이고 해외는 콘솔 쪽 비중이 강하니 글로벌 출시 때 선보일 것 같다. 

▲ 제한 시간 안에 미로에서 탈출해야만 한다 출처: 엔씨소프트 유튜브
▲ 제한 시간 안에 미로에서 탈출해야만 한다 출처: 엔씨소프트 유튜브

Q: 테스트 당시 전투에서도 변신을 잘 활용해야 했는데, 변신이 전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설명을 보충한다면?

안종옥: 가령 새로운 변신을 얻었다고 해서 성능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좀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는 야성 변신을 해야 하지만, 특정한 변신을 해서 획득하는 이익은 전혀 없다. 모든 변신은 인게임에서 얻을 수 있다. 변신은 게임을 재밌게 즐기기 위한 장치지, 유료 상품 판매 전략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Q: TL의 과금 모델은 기존 엔씨소프트의 모델과 큰 차이점이 있다. 이러한 모델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문섭: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목표를 글로벌 진출로 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과금 모델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많은 사람들을 모았을 때, MMO의 재미가 가장 커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정도로 달라진 것 같다. 

Q: 모바일 플랫폼이 MMORPG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수동 온라인게임이 가지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문섭: MMORPG는 고도화된 3D 아바타로 채팅을 하는 게임이다란 생각도 했다. 그만큼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향수가 많은데, 이러한 향수가 경쟁력이 되고 사람과 사람을 더욱 강하게 연결시켜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장점이 TL의 생명력을 더 길고 오래 유지시켜줄 것이다. 

물론 시장의 트렌드와 다른 방향의 게임이 될 수 있지만, 항상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해서 잘 나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틈새를 잘 파고들어서 자신의 명맥을 유지하는 게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시기적으로도 좋고 만든 결과물에도 자신이 있다. 

▲ 출처: 엔씨소프트 유튜브
▲ 출처: 엔씨소프트 유튜브

Q: 지스타에서 직접 시연하며 관객과 마주했을 때 소감이 어땠나?

안종옥: 정말 떨렸다. 시연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이 시연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막상 무대에서 실수를 계속했다. 조금만 더 실수하면 큰일이 나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스스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람이지만, 유저들에게 TL을 계속해서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Q: 캐릭터 충돌 방지는 지난 테스트와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안종옥: 클로즈 베타 테스트 때는 마을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충돌 설정을 적용했었는데, 정식 출시 버전은 분쟁 지역에만 충돌이 일어나도록 설정했다. 평화 지역에서는 캐릭터들이 서로 겹쳐서 이동할 수 있다. 

Q: 테스트 당시에는 능력치가 무기의 선택을 제한한다는 피드백이 있었는데?

이문섭: 개발진 역시 능력치가 무기 선택을 제한하는 느낌이 들어서, 정식 출시 버전은 어떤 능력치를 높여도 무기 대미지가 올라가게끔 설정해뒀다. 대미지 압박에서 벗어나 생명력을 더 찍어 안정적인 전투를 즐길지, 아니면 치명타를 더 높일지 세부적인 설정이 가능하다. 내부에서도 여러 빌드가 연구되면서 다양한 무기 조합들이 등장하고 있다. 

Q: 던전 보상이 대부분 귀속 아이템일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장비 수집도 귀속 아이템 위주로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안종옥: 귀속 아이템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귀속으로 못 채우는 부분은 다른 유저들에게 구매하거나, 필드 보스 토벌에 참여해서 획득해야 한다. 인스턴스 던전의 보상은 모두 귀속이며 필드 보스에서 얻은 장비 아이템은 모두 거래 가능하다. 

Q: 최고 레벨에 도달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메인 퀘스트 동선만 따라가면 찍을 수 있는 것인가?

안종옥: 사냥터나 지역 이벤트 모두 즐겨주셨으면 했지만 정식 출시 버전은 메인 퀘스트 시나리오만 따라가도 최고 레벨을 달성할 수 있다. 느긋하게 플레이하고 싶으신 분들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겨주시면 되고 최고 레벨을 빠르게 달성하신 유저들은 나중에 다시 지역을 방문해서 플레이해도 된다. 

Q: 캐릭터 생성 이후에도 외형뿐만 아니라 성별을 바꿀 수 있는지?

안종옥: 가능하다

Q: PC MMORPG라면 스토리를 즐기는 유저들도 많은데, 내러티브 요소를 확인할 콘텐츠도 있나?

이문섭: 단편적인 형태의 쪽지는 수백개 이상이다. 개발진 내부에서도 다 모은 사람이 아직도 없다. TL의 내러티브는 모험이라 부르는 메인 스토리의 큰 줄기에 각 지역별 스토리가 얽힌 형태다. 여기에 MMO인 만큼 유저들이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준비를 해뒀다. 

Q: TL의 출시 후 목표나 기대 성과는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

이문섭: 구체적인 수치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최종 목표는 글로벌에서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TL을 플레이할 것이냐로 요약할 수 있다. 어려운 시장이지만 모바일보다 경쟁작이 작은 시장이기에 최선을 다해서 만들면 좋은 성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Q: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적이 없다. 뼈아픈 이야기지만 경험이 없는데 TL을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시킬 계획인지 궁금하다

이문섭: 아시아권 유저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먹힐만한 아트 콘셉트를 비주얼 테마로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TL에 대한 해외 평가는 긍정적이다. 과거 TL로 글로벌 공략을 하겠다고 말하기 이전부터 유튜브 영상 조회 같은 내부적인 수치도 해외에서 훨씬 더 좋게 나타났다. 

또한 야성 변신부터 세부적인 콘텐츠 하나하나까지 모두 유저들 입장에서 생각하며 디자인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들을 외부로 노출할 때마다 꾸준히 호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전략이 어떻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선택 하나하나가 모여서 글로벌로 나갈 기반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종옥: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기획을 잡았을 때 고민한 부분이 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보다 왜 우리 회사 게임이 자꾸 실패할까를 돌이켜봤다. TL은 부족함을 채우는 위주로 준비를 한 게임이다. 

엔씨소프트의 게임은 블레이드앤소울을 제외하고 세계관을 비롯한 내러티브 이야기가 충실하지 못했고 유저들이 몰입할 여지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계관부터 충실하게 디자인했고 개발자들이 이를 모두 숙지한 상태에서 개발에 참여했다. 

이문섭: PC 사양도 국가나 소득 수준에 따라서 정말 다양하게 나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최적화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퍼블리셔에게 빌드를 공유해서 전달하고 수정 사항을 전달받아서 고치는 과정을 계속해서 거치고 있으니, 글로벌 유저들에게 선보일 최종 빌드는 훨씬 더 완성된 모습일 것이다. 

안종옥: TL은 엔씨소프트의 이전 게임들보다 글로벌 퍼블리셔와 훨씬 더 많은 소통을 나누고 있다. 사실 일반적인 해외 퍼블리셔는 게임의 밸런스를 비롯한 세부 사항들을 깊게 보지 않는데, 지금은 정말 깊은 영역까지 같이 협의하고 만들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글로벌 시장의 진입 장벽을 많이 낮춰줄 것이라 기대한다. 

Q: 최고 레벨에 도달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

안종옥: 캐릭터 레벨업 속도가 생각보다 정말 빠를 것이다. 하루에 2~3시간 정도 즐기는 직장인 분들이라면 3~4주 정도면 최고 레벨을 달성하실 수 있다. 하드코어 유저 기준으로 레벨만 올리는데 집중하신다면 3일이면 달성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최고 레벨을 달성했다고 해서 게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때부터 아이템 수집을 시작해야 하고 공성전, 전면전 등 여러 이벤트에 참가해야하기 때문에, 최고 레벨 달성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게끔 기획했다. 

Q: 보통 최고 레벨 달성 이후에 주요 콘텐츠가 배치된 게임은 시즌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TL도 대형 업데이트를 일종의 신규 시즌처럼 받아들여도 괜찮을지

안종옥: 대형 업데이트를 하면서 주기적으로 새로운 레벨을 해제하고 해당 레벨에 맞는 신규 콘텐츠도 제공할 계획이다. 

Q: 사전 캐릭터 생성이 1시간만에 마감됐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안종옥: 생각보다 정말 빠르게 마감됐다. 수동 게임이다 보니 자동 게임보다 한 서버에 수용하는 인원이 많다. 그럼에도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캐릭터가 생성되어 많이 놀랬다. 

Q: 스토리가 다크 판타지임에도 아미토이는 귀여운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안종옥: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기획한 다크 판타지 내용이 정말 매력적이지만, 그 안에서도 놀잇감이나 감동적인 요소는 있어야 한다. 이때 주인공을 주변에서 위로해주고 같이 붙어다니면서 소소한 인터랙션도 즐길 수 있는 아미토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미토이는 국내 테스트에서도 호불호가 뚜렷하게 나뉘었던 요소다. 어떤 사람은 정말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게임의 분위기를 망친다는 피드백도 주셨다. 그래도 해볼만한 시도라고 생각해서 넣었다. 

Q: 전면전, 공성전 등 대규모 PvP 콘텐츠는 언제 도입될 예정인지

안종옥: 첫 번째 점령전은 정식 출시 이후 며칠 정도 지나서 도입할 계획이다. 공성전은 한달 반 정도 넘어서 시스템에 의해 오픈된다. 점령전이 가능한 지역도 여러 레벨에 걸쳐 있기 때문에 낮은 레벨 지역부터 천천히 열릴 것이다. 

▲ TL의 캐릭터는 무기에 따라 자유롭게 역할군을 바꿀 수 있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TL의 캐릭터는 무기에 따라 자유롭게 역할군을 바꿀 수 있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Q: 시즌제로 운영된다면 아이템 하드리셋으로 인한 장비 가치 보존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데,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안종옥: 명시된 시즌은 없고 대형 업데이트를 하면서 한번씩 리셋하는 느낌으로 가겠다는 뜻이지, 유저의 장비 아이템을 모두 리셋하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의 시작점 차이를 두면서 그 격차를 약간 줄이는 형태로 고민 중이다. 

Q: 정식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부적인 분위기는 어떠한가?

이문섭: 옛날 개발자들은 게임을 열심히 만들고 선보이기만 하면 끝인 느낌이 있었다. 반면 요즘은 점점 더 많이 교류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소통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TL도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면서 피드백을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들이 개발진과 유저가 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개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인 것 같다. 

안종옥: 비공개테스트를 가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욕을 정말 많이 먹었지만 내부에서 충돌하던 몇 가지 가치들을 확실하게 정립할 수 있었다. 방향을 확실하게 잡고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얻었던 점이 정말 중요했다. 

Q: 마지막으로 TL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문섭: 뻔한 이야기지만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책임감도 늘어나는 것 같다. 좋은 반응 보여주시면 한 분이라도 더 접속해주시고 저희도 행복할 것 같다. 잘 부탁드리겠다. 

안종옥: 매일 데이터, 숫자를 보면서 개발하다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