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진행된 DRX와 디플러스 기아와의 경기. 이날 경기는 8회 중단됐다.  출처: LCK 공식 유튜브
▲ 25일 진행된 DRX와 디플러스 기아와의 경기. 이날 경기는 8회 중단됐다.  출처: LCK 공식 유튜브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VCT, LCK에 연이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발로란트 대회는 5시간 이상 연기됐고 네트워크 문제로 LCK 역시 경기가 장시간 중단되는 이슈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장에 방문한 팬들은 경기를 관람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라이엇게임즈는 8일간 두 차례, 선수와 관객들을 경기장에서 내몰았다. VCT, LCK 현장의 테크니컬 이슈로 경기가 장시간 중단됐고 후속 진행이 불가능해지면서 해외 프로팀과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 모두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첫 사건은 지난 17일 발로란트 e스포츠 대회, VCT 퍼시픽 1일차 1경기 T1과 블리드 e스포츠와의 경기였다. 오후 3시 대회는 오디오 관련 테크니컬 퍼즈로 중단되어 5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9시 즈음 재개됐다. 이로 인해 3경기 제타 디비전과 글로벌 e스포츠의 대결은 다음날로 연기됐다. 

▲ VCT 퍼시픽 대회는 첫날부터 오디오 문제로 정상 진행되지 못했다 출처: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공식 유튜브
▲ VCT 퍼시픽 대회는 첫날부터 오디오 문제로 정상 진행되지 못했다 출처: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공식 유튜브

지적받은 부분은 불통과 대처다. 발생한 오디오 문제는 헤드셋에 상대, 해설자 음성까지 들리는 이슈로, 북미 지역 리그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 오디오 시스템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장 인원의 빠른 대처를 기대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문제는 관객들과 후속 경기를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해당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점이다. 어떤 이슈로 경기가 중단됐는지, 구체적으로 전달받지 못한 관객들과 선수들은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경기를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라이엇게임즈의 후속 대처는 더 큰 논란을 불러왔다. 1일차 티켓을 환불받은 관객들은 다음날로 연기된 2경기를 볼 수 없었다. 그 중에는 제타 디비전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일본에서 찾아온 외국인 관객도 있었다. 

그로부터 8일 후, 방만한 운영은 LCK에서 최악의 형태로 반복됐다. 지난 25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DRX와 디플러스와의 경기는 네트워크 이슈를 이유로 총 8번 중단됐고 오후 9시 40분 즈음에 마무리됐다. 후속 경기로 예정됐던 OK저축은행 브리온과 광동 프릭스의 대결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VCT 때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퍼즈 사유와 조치 상황은 현장의 팬들에게 공유되지 않았다. 계속되는 불통 행보는 현장과 온라인 커뮤니티의 혼란스러운 분위기, 근거 없는 루머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 프로팀 관계자들은 다음 경기를 기다린 팬들에게 간식을 제공했다 출처: X 갈무리
▲ 프로팀 관계자들은 다음 경기를 기다린 팬들에게 간식을 제공했다 출처: X 갈무리

이번에도 라이엇게임즈는 2경기 티켓을 환불받은 관객들을 경기장에서 내보냈다. 다음 경기를 기다리던 관객들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했고 경기장 외부 전광판으로 취소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람객들을 위로한 것은 라이엇게임즈가 아닌, 피해자인 OK저축은행 브리온과 광동 프릭스 관계자들이었다. 

문제는 이번 네트워크 이슈의 원인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재발될 가능성이 있는 것. 일각에서 선수들이 지적한 문제와 LoL 방송인들에게 발생한 디도스 공격이 상당부분 일치하면서 LCK를 특정한 외부 공격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신속한 대응과 주동자 처벌 등을 언급했지만 디도스 공격은 진원지를 찾아내기 어렵고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을 수 있다.

▲ LCK의 입장문에는 현장에서 2경기를 기다렸던 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 LCK 공식 인스타그램
▲ LCK의 입장문에는 현장에서 2경기를 기다렸던 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 LCK 공식 인스타그램

대처 능력 부족으로 관객, 선수를 경기장 밖으로 내몬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를 향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은 상태다. 수차례 산업의 발전과 확대, 게임사 및 프로팀과의 상생을 강조한 비전과 달리, 아쉬운 대처로 인한 피해를 관객과 선수들에게 전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사태로 LCK가 높은 가입비, 부족한 연간 경기 수와 연간 리그 매출 배분액, 대회 서버 제공 지연, 게임 클라이언트 오류 등을 참가팀에게 떠넘긴다는 비판까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월 참가팀들은 공동 성명문을 발표해 라이엇게임즈의 각성과 리그 운영 개선을 촉구했지만 별다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글로벌 e스포츠 리그 운영을 10년 이상 유지한 게임사에게 있을 수 없는 실책과 대처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적받은 디도스 공격은 방송인을 넘어 프로 무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장 관람객들에게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존중과 배려조차 사라진 상황이다. 

몇 개월간 노력한 선수들과 티켓값을 지불한 관객 모두 경기장 밖으로 내몰린 초유의 사태는 리그 자체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비판에 힘을 싣는다. 올해도 라이엇게임즈는 발로란트,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확장을 강조했으나 팬들이 떠난 자리에 비전과 가치가 깃든 사례는 어떤 스포츠 산업에서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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