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CT 퍼시픽 킥오프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 VCT 퍼시픽 킥오프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의 2024년 첫 대회 퍼시픽 킥오프(이하 VCT 퍼시픽 킥오프)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결승전 결과 ‘떠오르는 별’ 젠지는 지난해 퍼시픽 리그 우승 및 챔피언스 준우승을 차지한 PRX를 압도하며 첫 왕좌에 올랐다.

VCT 퍼시픽 킥오프는 지난해 챔피언스 이후 약 6개월 만에 개최된 정규 시즌인 만큼 대회 방식부터 팀, 메타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특히 이번 대회는 VCT 마스터스 진출권과 챔피언스 진출 포인트가 걸려있어 한층 치열한 경기가 이어졌으며 단기간에 뛰어난 성장세를 보여주는 신인 선수들의 빛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 VCT 퍼시픽 킥오프 우승을 차지한 젠지 선수단   출처: 라이엇게임즈
▲ VCT 퍼시픽 킥오프 우승을 차지한 젠지 선수단   출처: 라이엇게임즈

<리빌딩 거쳐 완성도 높인 퍼시픽 팀>

올해 VCT 퍼시픽의 각 팀은 선수들의 대대적인 영입으로 매우 파격적인 리빌딩을 진행했다.

지난해 챔피언스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력함을 보인 PRX는 주요 전력 찡의 군입대로 GE의 몬옛을 영입했고 유력 우승 후보로 꼽힌 DRX는 RB 및 제스트와 이별하고 플래시백과 폭시나인을 주요 전력으로 세우는 등 로스터를 보강하고 기존 단점을 보완했다.

반대로 기존의 틀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팀을 구성한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T1은 인도네시아의 엑스큐레이트와 미국의 로시 같은 해외 선수를 영입하는 등 글로벌 지향성을 높였으며 젠지는 기존 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와 ‘완전 신인’ 카론을 영입해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외에도 제타, DFM, 팀 시크릿, 탈론 등 퍼시픽 팀들의 대대적인 로스터 변화는 각 팀의 대결 서사를 만들었으며 전체적인 경기력 향상으로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만드는 등 지난해 단점으로 지목된 ‘PRX와 DRX 단 둘뿐인 리그’라는 오명을 벗어나는 데 일조했다.

▲ VCT 퍼시픽 킥오프에서 활약한 타격대 요원 요루   출처: 발로란트 홈페이지
▲ VCT 퍼시픽 킥오프에서 활약한 타격대 요원 요루   출처: 발로란트 홈페이지

<‘타격-척후대’ 요루의 재발견>

VCT 퍼시픽 킥오프는 유독 타격대 요원 ‘요루’가 자주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요루는 같은 타격대 요원 제트나 레이즈에 비해 이동기가 빈약해 채용률이 낮은 편이었는데, 유독 이번 대회에 활약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 것.

요루의 잦은 활용은 전략의 변화에 따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모든 인원이 흩어져서 사이트를 수비하는 형태에서 지역 한 곳을 집중 수비하고 설치 이후 사이트에 재진입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며 궁극기 구슬을 활용할 여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요루는 궁극기를 사용하기 위한 요구 포인트가 적은 편이고 궁극기를 활용한 뒤 직접 돌아다니며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또 아군이 정면으로 진입하는 사이 적 본대의 후방을 노릴 수 있어 한층 다채로운 전략을 활용 가능하다. 동시에 관문 이동을 이용한 빠른 지원 및 심리전이 가능한 점도 잦은 선택의 이유로 꼽힌다.

결국 요루는 타격대의 진입 능력과 척후대의 정보 수집 능력을 동시에 갖춘 요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팀은 척후대 대신 요루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중이며 PRX처럼 요루를 포함해 타격대 셋을 구성하는 극단적인 조합도 연구되고 있다.

▲ VCT 퍼시픽 대회는 첫날부터 오디오 문제로 정상 진행되지 못했다 출처: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공식 유튜브
▲ VCT 퍼시픽 대회는 첫날부터 오디오 문제로 정상 진행되지 못했다 출처: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공식 유튜브

<경기 일정 및 환경 등 개선 과제로 남아>

이번 대회는 매우 긍정적인 성공을 거둔 만큼 반대로 한계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특히 경기 수 문제는 상위권 팀이 아니면 응원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져 팬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개 팀 중 PRX, T1, DRX 3개 팀은 1라운드와 승자전 등 많아야 5경기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반면 젠지는 1라운드에서 승리하고 승자전에서 패배한 뒤 최종전과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거치며 총 14경기를 치른 후에야 플레이오프에 이름을 올렸다.

젠지는 많은 고난의 시간을 거쳤으나 그래도 결승전에 올라 오히려 상황이 나은 편이다. 결승전에 오른 젠지와 PRX를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VCT 퍼시픽 스테이지1을 시작하는 순간까지 다른 경기에 참여할 수 없어 한 달 이상을 꼼짝 없이 기다릴 필요가 있다.

중계의 아쉬운 점 역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오픈부터 시작된 오디오 문제나 게임이 꺼지는 증상은 첫날과 이튿날 이후 다시 발생하지 않아 한숨을 돌렸으나 옵저버가 항상 전투 중 엉뚱한 장면을 잡아주는 바람에 게임의 재미를 떨어트린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VCT 퍼시픽 킥오프 결승에 오른 젠지와 PRX는 3월 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VCT 마스터스로 향한다. 8월까지 두 번의 스테이지와 마스터스, 서울 개최를 확정한 챔피언스가 남은 만큼 본격적인 발로란트 e스포츠의 흥행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