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2월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으로 등록된 픽셀히어로   출처: 유조이게임즈
▲ 2023년 12월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으로 등록된 픽셀히어로   출처: 유조이게임즈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를 담은 ‘게임법 개정안’이 22일 시행되는 가운데, 해외게임 대상 강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에 앞서 지난달 해설서를 공개하고 확률형 아이템의 개념 및 종류, 의무 대상의 범위, 의무자, 표시 사항, 방법의 세부적인 해석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연평균 매출액이 1억 이상인 회사는 모든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 해설서가 공개된 뒤, 국내 게임사들은 차례대로 관련 제도에 맞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확률을 공개하지 않거나 거짓 정보를 표기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강태욱 변호사는 해설서가 오히려 유저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 강태욱 변호사는 해설서가 오히려 유저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게임인사이트 취재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관련 준비로 분주한 국내와 달리 해외 게임사는 조용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사실상 문체부가 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처할 방안을 찾지 못해 국내 게임사에 족쇄만 달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역차별 우려가 이어지자 문체부는 24명 규모의 모니터링 인원을 구성하고 해외 게임사에 대리인 제도를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대처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 존재하며 해외 게임을 대상으로 강제 집행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있다.

▲ 매출 순위 상위권에서 해외 게임을 쉽게 볼 수 있다   출처: 모바일 인덱스 갈무리
▲ 매출 순위 상위권에서 해외 게임을 쉽게 볼 수 있다   출처: 모바일 인덱스 갈무리

실제로 최근 앱 마켓 매출 순위 상위권은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 워: 서바이벌,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같은 중국 게임이 위치한다.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중국 게임이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거나 회사의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며 즉각적인 대응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개발사의 출처가 불분명한 중소규모 회사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매출을 파편화하는 등 강제 집행을 피할 여지가 충분하다. 예를 들어 버섯커 키우기는 마켓에 JOY NET GAMES로 등록되어 있으나 글로벌 서비스는 Joy Nice Games, 宏胤數位娛樂有限公司, acenetgame.com, JOY MOBILE NET LIMITED, JOY MOBILE NETWORK PTE. LTD, JOY DIGITAL LIMITED 등의 사명을 혼용하고 있다.

▲ 버섯커 키우기 이미지   출처: 버섯커키우기 공식 스토어
▲ 버섯커 키우기 이미지   출처: 버섯커키우기 공식 스토어

대리인 제도는 좋은 게임을 만든 해외 중소규모 회사의 한국 진출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영세한 업체들은 대리인을 구하는 것부터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여차하면 강제 집행 이전에 서비스를 종료하고 사업을 철수하는 형태가 나올 수 있는 것.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기존 해외 게임 및 플랫폼 대상 처분 역시 신뢰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심의를 피해 스팀에서 제공되는 성인 등급 게임에 지역 제한을 요청한 바 있는데,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닌 커뮤니티 등지에서 입소문이 퍼진 게임만 제재가 이뤄져 미비한 업무 수행에 유저들의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 확률형 아이템의 개념   출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해설서
▲ 확률형 아이템의 개념   출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해설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는 유저의 권익을 위해 분명히 필요한 법안이다. 그러나 해설서에 ‘판단의 여지가 있다’, ‘미비하다’, ‘살펴봐야 한다’란 애매모호한 표현의 존재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유저를 위한 법률 개정안이 자칫 게임 산업과 유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부정적인 정책이 될 여지가 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어도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한 관심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시장에 안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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